호평받던 ‘대구 청년 NGO 활동 지원 사업’, 사라지나?

내년부터 일자리 사업으로 변경 예정
시민단체, “시민단체와 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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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1 18:46 | 최종 업데이트 2019-11-21 18:47

대구시가 시민 공익활동 확산을 목적으로 추진해오던 대구 청년 NGO 활동 지원 사업이 내년부턴 사실상 사라진다. 대구시는 주무부서와 시행 주체만 달라지는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사업 목적 자체가 다른 사업으로 통폐합되어서 사업 성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대구 청년NGO 활동 확산 사업 참여자들이 협약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시는 2016년부터 시민행복교육국 시민소통과 소관으로 청년 NGO 활동 지원 사업을 실시해왔다. 대구시민센터 위탁사업으로 2016년 1억 5,000만 원으로 시작해 다른 지자체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예산도 2017년부터 2억 5,000만 원으로 증액됐고, 올해는 3억 4,000만 원까지 늘었다.

대구시는 내년도부터는 해당 사업을 일자리투자국 일자리노동정책과 소관 사업에 통폐합하기로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일자리노동정책과가 시행해오던 청년 pre-job(프리잡) 지원 사업의 하나로 청년 NGO 활동 지원 사업이 편성될 예정이다.

남희도 대구시 시민소통과 팀장은 “예산 문제로 유사 사업 통폐합 운영 취지로 청년 일자리 사업인 청년 pre-job 사업과 같이 운영하도록 했다”며 “사업 성격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일하는 수요처가 NGO 단체고, 주관 부서가 일자리노동정책과, 시행주체만 상공회의소로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년 NGO 활동 지원 사업과 청년 pre-job 지원 사업은 올해 대구시가 공개한 사업계획서에서도 사업 목적이 달라서 사업 성격이 달라지지 않을 거란 근거가 희박하다. 더구나 pre-job 지원 사업으로 통폐합되기 때문에 예산서 상에서도 단독 사업 명칭을 갖고 편성되던 것이 내년 예산서에선 이름을 찾을 수가 없다.

올해 시민소통과 사업계획서를 보면 청년NGO 활동 지원 사업은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시민 참여 활성화와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기반 조성 및 지원 강화, 시민공익활동 단체 및 활동가 육성,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반면 일자리노동정책과 사업계획서에서 설명하고 있는 청년 pre-job 지원 사업의 목적은 “청년에게 적합한 지역 일자리를 발굴, 제공 및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 청년들의 지역 정착 유도 및 지역에 청년 유입을 지원하여 활력을 제고한다”이다. 이 밖에도 “청년이 지역 공동체 발전,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개념이 강하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1일 “청년 NGO 사업의 축소, 변질을 규탄한다”며 공동 성명을 내고, 대구시가 사업 변경 시도를 멈추고 청년, 시민단체 당사자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구시가 전국 최초라 해도 무방할 만큼 선도적인 시민사회 정책으로 전국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대전NGO센터가 벤치마킹하는 등 확산 일로에 있고, 최근에 대구시가 주관한 국무총리실과 시민단체 간 간담회에서도 정부 정책으로 확산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을 공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구시 정책 변경 방침은 이런 흐름에 역행해 시민사회 정책을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NGO 청년 인턴 사업은 여타 청년 일자리 사업과 취지와 목적이 다른데 이를 일방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이들은 “NGO 청년 인턴 사업은 일반 일자리 사업이 아니라 시민 사회 정책으로 다루어져야 하는 사업”이라며 “이런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구시가 설치한 공익활동지원위원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해야 마땅하다. 이를 무시하고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불통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들은 “우리는 권영진 시장에게 이 사업 참여 당사자인 청년 및 시민단체들과 대화를 제안한다”며 “권영진 시장은 지금이라도 결정을 보류하고 대화에 나서라. 대구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 발전적 합의를 통해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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