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님'은 노동자 아냐?···"플랫폼 노동자도 최소한의 권리 보호 필요"

업체랑 계약 맺고 일하지만 개인사업자인 '플랫폼 노동자'
규모 파악 안 되고, 산업재해 등 보호 조치 미비
대구노동세상, "최소한의 보호 조치, 권리 보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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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9 16:35 | 최종 업데이트 2019-12-09 16:35

'음식 배달 기사님', '퀵서비스 기사님', '대리운전 기사님'.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라 불리는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확대 보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최소한의 권리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5일 오후 3시 대구시 고용노사민정협의회, 노사발전재단은 '대구지역 주요 취약노동 실태 및 개선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대구노동세상은 노사발전재단의 용역을 받아 지난 9월부터 2개월 동안 플랫폼 노동자, 돌봄 노동자,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 등 주요 취약노동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결과를 공개했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각각 음식 배달 대행업체, 퀵서비스 업체, 대리운전 업체 등과 위탁 계약을 맺고 있지만, 모두 '개인사업자' 신분이다. 업체 수수료, 오토바이 유지비, 보험료 등 모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산재보험 가입률도 낮다. 지출 비용 대비 수익을 내려면 더 많이 일하는 수밖에 없다. 개인사업자이지만 근무 시간, 휴식 시간 등도 불안정하다.

음식 배달 서비스 종사자의 경우 하나의 대행업체와 전속 계약을 맺는다. 배달 1건당 중개 수수료와 프로그램비를 제외하면 약 2,700원을 받는다. 대리운전 종사자도 업체와 계약을 맺고, 건당 3,000원 또는 요금의 20%를 수수료로 낸다. 대리운전 프로그램 사용료, 단체보험(월 8~10만 원)도 따로 부담한다.

퀵서비스 종사자는 업체와 위탁 계약을 맺고 매월 지입료 3~40만 원을 선납입하고, 건당 배달료 5,000원을 받는다. 선납입 지입료가 없으면 배달료에서 23~25% 수수료를 제외한다. 오토바이 유지비, 보험료 등은 모두 개인 부담이다.

정은정 대구노동세상 대표는 "퀵서비스 기사의 배달 노동의 대가라 할 수 있는 배달료에 비해 월 지입료나 수수료 비율이 높다"며 "일정한 수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배달 건수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과속, 위험한 질주로 교통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이승재 노사발전재단 소장, 이영배 한국공인노무사회 대구경북지회장, 정은정 대구노동세상 대표

이들은 모두 특수근로형태종사자로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강제 가입 대상은 아니다. 보험료는 전액 자부담하거나, 업체에 따라 절반씩 부담하기도 한다. 정은정 대표는 "산재보험 강제 가입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의 가입하지 않는다. 오토바이 보험은 과실 여부에 따라 보상 범위가 차이 난다"며 "산재보험은 무과실원칙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사고 위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산재보험의 보호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근무 시간, 근무일도 제각각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 종사자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은 없지만, 배달이 집중되는 오전 11시가 실질적인 출근 시간이다. 출퇴근이 불규칙적이거나 무단결근, 지각 등을 하면 대행업체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계약을 해지한다. 결근이나 특정 시간 배달이 불가능할 경우 업체에 사전 보고하고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퀵서비스 종사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 6일 근무한다. 식사 시간, 휴식 시간은 따로 없고 퀵 배달 후 다음 배달까지 틈틈이 쉬어야 한다. 대리운전 종사자는 오후 7시부터 오전 5시까지, 주 6일 근무한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의무적으로 횟수를 채우는 이른바 '숙제' 규정이 있는 업체도 있으며, 이를 채우지 못하면 불이익을 준다.

정은정 대표는 "근무 시간, 건당 수수료 등 표준 계약서 제정이 시급하다. 최소한의 권리 보장이다. 특히 음식 배달 서비스는 업체가 출퇴근, 근태 관리 등을 하는 만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인정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플랫폼 기업도 이윤만 챙길 것이 아니라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하도록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승재 노사발전재단 소장은 "노동의 양극화 문제는 이 사회가 해결해야 한다. 취약 계층에게는 고용불안과 차별의 문제"라며 "사회적 약자에게 고통이 가중되는 현재 구조는 사회 구성원이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제도적 개선뿐 아니라 이해 당사자의 인식 전환,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각 분야의 역할 분담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영배 한국공인노무사회 대구경북지회장 사회로 차준녕 전국대리운전노조 대구지부 조합원, 이건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 조승황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동구지부 사무국장, 권오형 대구고용노동청 노사상생지원과장, 이종수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노사상생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한편, 2019년 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음식 배달 서비스 종사자는 18,614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구지역 종사자 규모는 알 수 없다. 대구노동세상은 대표적인 지역 음식 배달 대행업체 3곳이 구별로 5~10개 지점, 지점별로 5~10명 기사가 있는 거로 봐서 최소 1,200명 이상이 될 거로 추정했다.

퀵서비스 종사자는 2017년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업체 72곳, 종사자 수 1,078명이다. 대리운전 종사자는 2016년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약 110,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구대리운전노동조합은 업체 3곳이 대구지역 서비스를 중개하며, 업체에 소속된 종사자는 5천여 명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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