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택시 노조, “조건 없이 현장 복귀···소송 포기 동의서 안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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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했던 노동자의 업무 복귀 조건으로 유류비, 임금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동의서 작성을 요구했던 경산 택시 업계가 결국 동의서 작성 없이 모든 노동자를 업무 복귀시켰다. 파업, 경산시청 로비 점거 농성 등 투쟁에 나섰던 노조는 투쟁 결과 조합원의 동의서 작성을 피할 수 있었다며 29일 ‘승리 보고대회’를 열었다. (관련기사=경산 택시 업체, 파업 복귀 노동자에게 소송 포기 동의서 요구(‘19.12.24))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대다수 노동자가 동의서를 작성했지만 우리 조합원은 아무런 조건 없이 당당하게 일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업체 120여 명 중 100여 명이 동의서를 썼다. 한 달간 투쟁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업체와 해고자 복직, 조합 사무실 제공, 파업 철회 후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 문제를 합의하지 못했다. 앞으로 법리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오후 3시, 경산시청 앞 도로에서 택시 노동자들이 투쟁 승리 보고대회를 열었다

앞서 택시 노동자들은 1월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시행을 앞두고 기준급 설정 등 시행 방법 견해차로 11월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이후 파업을 해제하고 업무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택시 업체는 유류비 소송, 임금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택시 노동자들은 지난 12월 31일 택시 사업주 처벌을 요구하며 경산시청 로비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업체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자 업무 복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업체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23일, 설 연휴를 앞두고 2개 업체 중 한 업체는 노조와 합의했고, 다른 업체도 합의서는 작성하지 않았지만 동의서 작성 없이 노동자를 업무에 복귀시키기로 해 노조 투쟁은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