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총선거:TK민심번역기] ⑤ 촛불 시민 차칠문, “정부에 부정적 대구 여론, 언론 책임”

[인터뷰] 박근혜 탄핵 대구 촛불집회 모두 참석한 대구 시민
“매일신문, 대통령 긍정 보도 30%만 실어줘도 인정”
“조원진 만큼은 목숨 건다···태극기는 대한민국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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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민은 대구KBS 밭캐스트 제작팀과 지난 12월 안동, 포항, 구미 등 경북 3개 도시와 대구 곳곳을 다니며 주민을 만나 총선을 앞둔 민심을 들어보고, 동시에 2016년과 2017년 촛불을 들었던 대구 시민들도 만나 이야길 들었다. 현장에서 들은 민심과 촛불 시민들의 이야길 순차적으로 전한다.

[시민 인터뷰 영상보기]
[2020총선거:TK민심번역기] ① 다시 ‘먹고 사는 일’
[2020총선거:TK민심번역기] ② 다시, 더불어민주당?
[2020총선거:TK민심번역기] ③ 20대에게 조국은?
[2020총선거:TK민심번역기] ④ 불신하고, 무용한 정치

차칠문(71) 씨는 2016년과 2017년으로 이어지는 겨울, 매주 주말마다 대구 중심가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모두 참석했다. 모두 18회차다. “대한민국 역사에 민주주의가 싹트고 있구나”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렇게 말했다.

차 씨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컸다. 개인적인 인연이나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도 있어 보였다. 그는 젊은 시절 부산에서 택시를 몰았고, 서슬 퍼런 군부독재 시절 택시노조를 했다고 한다. 노조를 하면서 곤경에 처했을 때, 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가 노조위원장 하면서 부산에서 무료 변론해서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도와주는 게 뭐 있나요. 서민들, 노조위원장 (하면), 80년대 초, 70년대 말이에요. 말 한마디 못했어요. 정말 살벌했어요, 그때는. 이유 없이 잡아가니까. 그분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도움을 주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붙들고 울면서, 그렇게 인연이 됐어요.”

그런 그이기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이나 대북정책을 높이 평가하면서 지난 3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고 했다. 그래서 낯 모르는 사람이라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하며 문 대통령을 폄하하면 적극 변론을 하기도 한다. 불만이라면 야권의 정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듯한 여권의 모습이다. 그는 누구든 여권 인사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야권 공세가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길 바란다.

“목욕탕이 다사(달성군 다사읍)는 큰 곳이 두 군데 있어요. 정기적으로 갑니다만 아주 심해요. 대통령 욕 할 수 있습니다만, 아주 못된 동네이기 때문에 제가 한 번씩 음성이 커질 수 있어요. ‘여러분들 그러지 마라, 나랏돈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천 원도 못 써요. 상임위 있고, 야당 눈이 뻘건데, 당신네들 말대로 100조, 200조를 (북한에) 갖다줬다면 근거를 대라’ 어떤 사람은 3,000조라고 해요. 그러면 3,000조 너희 계산할 줄 아느냐고(해요). 천문학적인데요.

복지정책은 정말 잘하고 있는 겁니다. 어느 대통령이 이렇게 합니까? 그런데 빚 내서 인기 얻으려고 그런 정치 한다고 그래요. 미친 거예요. 52시간(노동) 왜 합니까? 근로자들 시간 내서 아들 손 잡고 고기 구워 먹으라고, 즐기라고 하는 겁니다. 최저임금 만원요? 가진 자한테 빼앗아서 근로자 준다 아니에요? 몇십 년 동안 너그들 고생했으니 최저임금 정해서 삶의 질 높여준다고 하니까 중소기업, 대기업들이 못 살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 공약 못 지켰잖아요. 못 지켜서 눈물을 머금으면서 ‘미안하다’ 했잖아요.

2년 반 동안 하는 데까지 한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경제가 이렇게 어렵다. 일본에서 브레이크를 걸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국민들 가슴을 시원하게 던져줄 사람이 왜 없느냐 말이에요. 이런 거 같아요. ‘떠들어라, 우리는 우리 갈 길 간다. 국민들이 알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서운한 게 많아요. 어떻게 이룬 정권인데, 계속 난타당하고 있느냐 말이에요.”

▲차칠문(71) 씨는 2016년과 2017년으로 이어지는 겨울, 매주 주말마다 대구 중심가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모두 참석했다. (사진=정용태 기자)

그는 지역 여론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부정적이고 확인되지 않는 주장들이 확산되는데는 언론 책임이 적지 않다고 본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그는 매일신문이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를 30%만 해줘도 대구에서 매일신문을 보는 독자들은 인정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매일신문을 십수 년을 봅니다. 저거 한 번 보십시오. 지금 제가 진보적이고 판단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매일신문을 보면 현 정권에 잘한다는 언론 기사가 1건도 없습니다. 매일만 보니까 다른 매체는 몰라요. 끝까지 보면 ‘그래, 언론이 이런 짓을 하는구나’ (생각해요). 그래도 긍정적으로 다만 30%라도 실어주면 대구 매일 보는 시민들도 ‘그래’라고 인정하겠지만, 없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을 위해서 헌신하고 노력하는데 야당이 이렇게 뒷받침 안 해준다고 한마디만 실어주면, ‘그래, 매일신문 참 바로 보고 있구나.’ 이렇게 인정하고,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만 이래서 되겠느냐고요.”

때문인지 그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여당이 대구에서 좋은 성과를 얻긴 힘들 거라고 본다. 대신 대구 달서구병을 지역구로 하는 조원진 국회의원이 다시 출마한다면 그의 낙선 운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조원진 의원으로 대표되는 태극기 세력이 태극기를 훼손하고, 태극기의 정신도 망가뜨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총선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우리가 사는 대구만 놓고 이야길 한다면 할 이야기도 없고요. 여기엔 세계 제일 위인이 나타나도, 세계 1등이 대구 남구에 출마해도 안 되니까요. 대구에선 할 말이 없어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땐 젊은 30대들이 정치에 발을 디뎌서 몸소 해보면 어떻겠느냐, 이런 생각은 많이 갖고 있어요.

저는 조원진 만큼은 목숨을 겁니다.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정치 철학이 있겠지요. 전 개인적으로 ‘(조원진이) 아니다’라는 걸 가슴 속에 생각하기 때문에 선거가 시작되면 조원진 지역구에 갑니다. 뭐하겠습니까? 아니라는 걸 고함이나 한번 지르고, 유권자의 자유니까 그렇게 싸워보겠다는 거예요.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국기예요. 그걸 째서 치마를 만들고 띠를 만들어요? 그놈들이 간첩, 뻘갱이예요! 국가의 기가 얼마나 중요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