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 사장실 점거···”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

채희봉 사장 해외 출장 중
노조, 지난 7일부터 무기한 파업

11:40

한국가스공사(사장 채희봉)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채희봉 사장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의를 해왔으나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파업을 중단했던 노조는 지난 7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재개했고, 채희봉 사장은 해외출장을 나간 상태다.

▲한국가스공사 사장실을 찾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사진=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

10일 오전 9시께부터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 80여 명은 한국가스공사 8층 사장실에서 채희봉 사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공사 시설, 미화, 전산 등을 담당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로 지난 2017년 7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대상자다.

노사는 2017년부터 15차례 노사전문가협의회, 7차례 집중 협의를 해왔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무기한 파업에 나섰지만, 채희봉 사장과 면담에서 정부 지침을 준수하는 정규직 전환 논의를 재개하기로 약속하고 하루 만에 파업을 철회했다.

공사도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환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무엇보다 고용 불안에 노출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을 통해 공공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법령과 정부 가이드라인을 고려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린 7번째 집중 협의는 진전이 없었다. 공사는 여전히 소방 업무 등 생명·안전 분야 직종은 직접 고용하고, 청소, 시설 등 나머지 직종은 자회사를 설립해 전환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나머지 직종을 직접 고용한다면, 정년 60세로 단축, 공개 경쟁 채용을 조건을 달았다.

노조는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을 원칙으로 전원 고용 승계, 고령 친화 직종 정년 65세 보장, 지침 발표 이후 입사자 전환 대상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10일 오전 사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

노조는 오전 10시 사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일 집중협의에서 사측은 지금까지와 다르게 매우 고압적인 자세로 직접고용안은 회의 선상에서 얘기도 하지 못하게 했다”며 “채희봉 사장의 약속에도 사측이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건 사장이 무능력하여 현 상황을 컨트롤하지 못하거나 채희봉 사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거짓말을 하였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해고자 없는 전환 채용, 정년 보장은 정부 지침에 있는 내용이다. 또, 노조는 별도 직군, 별도 임금을 주장하며 한발 양보한 상태였다”며 “하지만 공사는 공개 경쟁 채용, 정년 단축으로 정규직 전환의 취지와는 무색하게 정규직 전환으로 해고될 수 있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규직 전환 지침을 내린 정부도 현 상황을 보고만 있는 것은 직무유기다. 2년 반 동안 수수방관하는 태도는 문재인 정부가 과연 노동자들을 위한 정부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 한국가스공사 정규직 전환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현재 채희봉 사장은 해외 출장 중이다. 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주 집중 협의 당시 공사는 기존 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자회사는 안 된다고 하면서 향후 일정을 잡지 못하고 끝났다”며 “사장님은 해외 출장 중이라 면담 일정을 잡기 어려울 거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