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대남병원 장애인, 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됐나

면역력 떨어진 정신병동 거주인 93명, 아직 병원에 있어
“코호트 격리 조치는 상황 더 악화시켜...신속 조치 이뤄져야”

20:08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수십 년 생활했던 정신장애인 A(63) 씨가 사망하자, 장애인·빈곤층 등 소외계층에 코로나19가 더 치명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청도 대남병원

A 씨는 과거부터 만성 폐질환을 겪다가, 코로나19 감염 이후 폐렴이 악화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도군청에 따르면, 20년 이상 시설에서 생활한 A 씨는 최근 몸무게가 42kg에 불과했다. 청도군청도 오랜 기간 폐쇄병동에서 생활했던 A 씨가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코로나19 감염이 치명적으로 작용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A 씨가 거주했던 병동의 다른 거주인도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병원 내 감염이 발생했지만, 즉각적으로 별도 음압병실에 격리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오후 4시 기준, 해당 정신병동에는 93명의 입소자가 남아 있다. 이들 중 확진자는 7명이다. 기존 입소자는 101명이었는데, A 씨가 사망했고, 7명은 경주 동국대병원과 안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확진자들이 병동 내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는 알려져있지 않다. <뉴스민>은 청도군, 청도군보건소, 대남병원 관계자에게 확진자 관리 상황을 물어봤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청도군 관계자만 “병동에는 단체 수용 공간은 없고 6인실, 8인실만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백재중(55) 녹색병원 부원장은 현재 청도 대남병원 상황을 일본 크루즈선 상황과 유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 내 감염은 면역력이 떨어진 거주인에게 더욱 치명적인데,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백 부원장은 “대남병원의 구체적 상황은 알려져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정신장애인 병동은 열악하다. 방 하나에 10명 씩 넣고 위생관리도 제대로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감염 관리가 안 된다”라며 “안에서 어떤 식으로 확진자 관리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확진자가 아닌 사람과 근접해있다면 정말 위험하다. 일본 크루즈 선과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 부원장은 “지금 이들을 대상으로 코호트 격리가 검토된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그렇다면 이건 차별이기도 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에 따르면, 코호트 격리란 격리 대상의 환자가 많은 경우에 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끼리 같은 공간에 격리를 한다는 뜻이다. 언론에서도 코호트 격리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