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74세 코로나19 확진자, 입원 대기 중 숨져…“병상 확보 시급”

대구 확진자 1,017명 중 입원 대기 중 570명
대구시 549병상 추가 확보...300병상 공사 중
대구 신천지 교인 8천여 명 자가격리 중
1명 퇴원 예정...무증상자 50명 진단 검사 중 

13:30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병상 부족으로 입원 대기 중이던 대구 74세 확진자가 숨졌다.

27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시는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9시께 74세 남성 확진자 A 씨가 숨졌다고 밝혔다.

A 씨는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조사 대상자로, 지난 23일 대구시 이동 검진팀에 검체 검사를 받은 후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대구 내 병상 부족으로 곧바로 입원하지 못하고 3일 동안 집에서 입원 대기 중이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A 씨는 기저 질환으로 신장 이식을 받은 적이 있지만 약간의 발열, 기침 외에 다른 이상 증세는 없었다. 27일 오전 6시 54분께 호흡 곤란을 호소해 달서구보건소에 응급 상황이 보고됐고, 오전 7시 29분께 영남대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이송 과정 중 심정지가 발생했고, 병원 도착 후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오전 9시께 숨졌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당장 입원할 병상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입원 대기 확진자 중 고령자나 기저 질환 유무, 호흡 곤란 등 유증상자를 우선으로 입원한다”며 “오늘 사망하신 분은 어제까지 증상 변동이 없었다. 오늘 오전 6시 54분에 증상을 파악했고, 이후 영남대병원에 입원 결정하는 데 30분 정도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좋은 결과를 맞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27일 정례브리핑 중인 권영진 대구시장 [사진=대구시]
대구시 확진자 입원 병상 부족 지속
대구시의사회, 입원 대기자 직접 모니터링하기로

27일 오전 9시 기준 확진자 1,017명 중 병상 부족으로 입원 대기 중인 환자는 570명이다. 대구시는 이날 대구의료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에 100여 명을 입원 조치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입원 대기 중인 환자 관리를 위해 구·군 보건소 전담팀이 1일 2회 유선으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또, 대구시의사회와 함께 의사 1명당 환자 10명씩 환자를 심층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김종연 부단장은 “지침상 확진자는 입원 치료가 원칙이지만,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인원 대기 중인 환자가 많다. 보건소 전담 직원이 1일 2회 전화로 증상을 파악한다”며 “좀 더 의학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부터 의사들이 직접 상담하도록 준비 중이다. 대구시의사회에서도 입원 대기 중인 확진자를 직접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는 549병상을 추가로 확보했다. 대구의료원 49병상,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63병상, 영남대병원 73병상, 대구가톨릭대병원 75병상,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200병상, 대구보훈병원 99병상 등이다. 또, 국군대구병원은 300병상을 확보하기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대구시는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에 요청하는 한편 타 시·도에도 병상 제공을 요청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구 확진자 중 중증 환자를 입원할 수 있는 음압 병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어제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중증 환자 음압 병상 지원을 약속해주셨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병상 지원이 아직 없다. 조금 안타깝지만 역지사지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며 “대구를 잘 막으면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지금 총리께서 여러 경로로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 기대를 걸고 있다. 총리께서 대구에 상주하면서 중앙정부의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코로나19 현장 지휘를 위해 대구에 온 정세균 국무총리가 병상 확보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을 방문했다. (사진=대구시)

대구시 공무원 4명 추가 확진
의료관계자,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감염도 나와

27일 대구시 공무원 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대구시청 별관 혁신성장정책과 팀장 1명, 건설본부 보상과 1명,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전력과 1명, 팔공산 자연공원관리사무소 1명이다. 해당 시설은 모두 폐쇄 후 방역 작업을 마쳤다.

의료관계자 확진자도 4명 늘었다. 수성구 중동 효성병원 직원 1명, 남구 대명동 드림병원 간호사 1명, 수성구 만촌동 스의스요양병원 직원 1명, 달서구 감삼동 구병원 간호사 1명 등이다. 현재까지 대구 지역 의료 인력은 코로나19 확진자는 26명이다. 대구시는 25일까지 의료진 감염자를 전공의 1명을 포함해 19명이라고 밝혔고, 26일에는 추가로 3명을 더 공개했다. 이날 계명대 동산병원 전산정보팀 1명, 계명대 동산병원 방사선사 1명, 곽병원 간호사 1명이 추가 확진됐다.

사회복지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동구 신천동 장애인지역공동체 활동지원사 1명, 남구 봉덕동 명인요양센터 요양보호사 1명, 중구 남산동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보조 1명이다.

대구 신천지 교인 1차 명단 1천여 명 검사 완료
대구 교인 8천여 명 자가격리 중

27일 대구시는 신천지로부터 입수한 1차 교인 명단 1,001명과 유증상자 검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1차 명단은 31번째 확진자와 같은 예배에 참석한 명단이다. 대구시는 이 가운데 약 80%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대구시가 확보한 신천지 교인 명단과 정부에서 확보한 전국 신천지 교인 명단이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대구시는 3차례에 걸쳐 신천지 교인 명단을 확보한 바 있다.

대구 지역 신천지 교인은 모두 8,269명이다. 애초 9,300여 명으로 파악했다가, 다른 지역 교인을 제외한 숫자다. 앞서 지난 22일 대구시는 이들에게 모두 자가격리를 통보했다. 대구시는 경찰과 협조해 이들을 관리하고, 구·군별로 현장 연락관을 파견해 자가격리 상태를 점검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예배에 참석한 1차 명단 1,001명과 유증상자 1,193명이 일부 중복된다. 이들의 검사 결과 확진 비율은 80%로 대단히 높다”며 “어제부터 검사를 시작한 1,195건 검체 검사를 맡겼다. 일반 신천지 교인 대상 검사도 양성 확률이 높을지는 미지수다. 전화로 유증상자를 가려낸 후 일정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현재 자가격리 대상자도 증상이 있으면 먼저 검사하고 있다. 환자 증가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31번째 확진자를 포함한 다수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

1명 퇴원 예정…무증상자 50명 진단 검사 중 
권 시장, “앞으로 일주일 골든타임”

대구시는 지난 48시간 동안 이상 증상이 없었던 50명이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입원한 이들로 26일 오후 1차 진담 검사를 받았다. 2차 진단 검사까지 마친 후 결과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퇴원 조치를 결정한다.

65번째 확진자는 48시간 동안 증상이 없어 2차 진단 검사까지 마친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경북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방사선 결과 등 마무리 검사를 거친 후, 27일 오후 질병관리본부와 퇴원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확진자는 모두 4명이다. 김종연 부단장은 입원 환자 3명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고, 이 가운데 1명은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앞으로 일주일이 코로나 사태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신천지 교인들이 대체로 전파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교인들은 19일부터 22일까지 모두 자가격리를 통보했고, 시민들에게도 21일부터 외출 자제를 강력히 권고해 잘 준수하고 계신다”며 “그동안 접촉면이 넓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사이에 감염자를 빨리 찾아내 격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앞으로 일주일이 굉장히 중요한 골든타임이라고 본다. 많이 불편하시더라도 부디 양해해 주시고,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2명이 대구에서 퇴원했다. 47세 남성인 37번째 확진자(경북 영천)와 60세 여성인 51번째 확진자(대구)다. 이들은 각각 18,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각각 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입원한 뒤 일주일만에 완치됐다.

27일 국내 전체 확진자는 1,595명이며, 완치돼 격리 해제로 퇴원한 인원은 2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