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120억 신천지 기부 거부···“돈보다 방역대책 협조 먼저”

신천지 교인 일부 생활치료센터 입소, 진단검사 거부 사례 있어

12:27

대구시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신천지 교회의 성금을 거부하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신천지 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이 해야 할 일은 돈이 아니”라며 “정부와 대구시 방역대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교회 측은 지난 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회와 중앙회에 각각 100억, 20억을 기부했다.

권영진 시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은 먼저 신천지 교인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하면서 시작하겠다”며 5일 신천지 측 기부금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날 신천지 교인들이 방역대책에 협조적이지 못하다면서 이들이 생활치료센터 입소와 진단검사를 거부하는 사례도 설명했다.

권 시장은 “어제부터 확진 판정을 받은 다수 교인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며 “교인들에 대해 자가격리 기간을 5일 연장했음에도 아직 진단검사를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교인들도 있다. 이로 인해 방역대책에 커다란 혼란이 조성되고 있다. 방역대책을 방해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권 시장에 따르면 신천지 교인 일부는 2인실엔 가지 않겠다며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고, 진단검사 대상자 중에선 의도적으로 연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권 시장은 “전화가 고의적인지 알 수 없지만 연결 안 되는 분이 있다.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응답하는 사람도 있다”며 “생활치료센터도 강제로 보낼 수 없다. 그런데 나타나는 현상 중에 나는 1인실이 아니면 안 가겠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토로했다.

권 시장은 “코로나19 전염병에 걸린 게 당사자 잘못은 아니더라도, 당신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두려워하고 공포에 떨며, 많은 분들이 밤잠을 안 자고 고생하는 걸 생각하면 2인실에 못 들어가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러면 생활치료센터를 아무리 확보해도 대기하는 분들을 줄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신천지 교인들은 저의 간절한 호소나 정부 경고보다도 신천지 교회 총회장이라는 분, 교회 지침을 더 잘 따른다고 한다. 실제로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총회장과 신천지 교회에 정말 경고이기도 하고 간절한 호소를 한 것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대구시가 관리하는 신천지 교인 1만 914명 중 9,146명이 진단검사를 마무리했다. 그중 7,423명의 결과가 나왔고 3,6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과가 나온 교인만 놓고 보면 신천지 교인들의 확진율은 48.7%다.

▲폐쇄명령서가 붙은 신천지 대구교회

한편, 이날 권 시장이 신천지 측 기부금을 거부하기로 한 것은 대구시 자체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기부금 반려키로 했다는 결정은 중대본과 협의된 바 없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조정관은 신천지에 대한 구상권 청구 관련 질문에서 “구상권 성립을 위한 전제가 필요하다. 명백하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밝혀지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당연히 정부로선 구상권 포함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가정을 전제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통해 밝혀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