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자회사 대구콜센터만 마스크 안 줘…확진자 6명

같은 건물 1층 서비스 센터는 마스크 지급
2~3층 콜센터 14일 임시 폐쇄 중 확진자 6명 나와
13일 업무 재개 앞두고 상담원들 '불안'
센터 측, "마스크 지급 했다...방역 모든 조치할 것"

17:20

콜센터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가 자회사인 대구콜센터 직원에게만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아 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콜센터는 14일 동안 임시 폐쇄 후 업무 재개를 앞두고 있지만, 확진자가 6명 나오면서 상담원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 콜센터 상담원 중 1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등 대구컨택센터 회원사 5곳 각 1명씩과 비회원사인 삼성전자서비스CS 대구콜센터 6명이다.

대구 달서구 삼성전자서비스CS 대구콜센터는 지난달 27일 상담원 1명이 발열 증세로 조퇴한 후, 3일 동안 건물을 자체 폐쇄하고 전 직원 250여 명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자가격리 중이던 지난달 28일 확진자가 나오면서 폐쇄 기간을 오는 12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어 3월 1일, 4일, 8일, 10일, 11일 확진자가 나오면서 직장 내 2차 감염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은 업무 중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개인이 준비한 마스크였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1층 삼성전자서비스 남대구센터 직원들은 마스크를 받았지만, 2~3층을 사용하는 콜센터 직원들에게는 지급된 마스크가 없었다. 콜센터는 삼성전자서비스CS 소속으로 삼성전자서비스센터의 자회사다.

임덕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대경지회 수석부지회장은 “1층 직원들은 마스크를 받았는데, 콜센터는 마스크를 못 받았다. 콜센터는 마스크가 없다는 담당자의 메시지 내용도 있다”며 “정규직 전환할 때 콜센터를 자회사로 분리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거다. 대놓고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자회사를) 관리하지는 않지만 관여하고 있다. 결국 책임만 지지 않으려는 거다”고 지적했다.

오는 13일 업무 재개를 앞두고 센터 측은 한 칸막이 안에 2명이 일하던 것을 1명씩 일하도록 하고, 교육장에 업무 공간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출근 시 발열 체크도 할 계획이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직원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를 유지한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폐쇄된 공간에서 종일 일하기 때문에 상담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환기가 쉽지 않고, 공간이 넓어 환기를 하더라 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박진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대경지회 대구콜센터분회장은 “자가 격리 중이긴 했지만 한 공간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 칸막이가 있어서 마주 보고 이야기할 일은 없지만, 공간이 커서 환기를 하더라도 일부 공간은 효과가 없다”며 “교육장을 추가 업무 공간으로 쓰기로 했는데, 그 공간에도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공간 분리가 필요하다. 출근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 조치가 돼 있을지 몰라서 아무래도 공포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초기 방역에 센터 측이 미온했다는 지적도 있다. 센터 상담원 A 씨는 맞은 편에 있는 서부정류장 앞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나눠주는 전단지를 받은 경험이 있다. 센터와 신천지 대구교회와는 도보로 15분 거리다.

A 씨는 “신천지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회사가 자체적으로 직원들의 동선이나 확진자와 접촉 여부를 파악할 수도 있었다. 삼성이 돈이 없는 기업도 아니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었다”며 “확진자가 나온 뒤에 모두 다 검사를 받으라고 했는데,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혼자 가야 하는데도 ‘가면 해준다’며 여러 명이 타고 갔다. 감염 방지가 아니라 음성 판정만 빨리 받아서 문제없다는 거만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가 격리 중에 확진자가 나와서 다행이지만 센터 내에서 누가 확진자와 접촉자인지 파악이 안 된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겠다”며 “당장 금요일이 걱정이다. 다들 아무 일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자가 격리했고, 전 직원을 검사받도록 했다. 아무래도 대구다 보니 민감하게 조치했다”며 “출근 시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고, 마스크도 지급하고 있다. 발열 체크, 동선 체크 등 개인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교인이 전단지를 돌리던 시점은 31번째 확진자가 나오기 이전일 것이다. 그 이후에는 교회가 폐쇄된 거로 안다”며 “업무 공간은 조금 더 이격 거리를 두고 필요한 조치를 모두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11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사단법인 대구광역시 컨텍센터 협회 소속 56개 센터는 지난달 24일 공문을 통해서 각자 예방 조치를 하도록 했다”며 “비회원사도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협조 요청을 하도록 하겠다. 구로구에서 발생한 상황이 대구에선 없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0시 기준 서울시 구로구 한 콜센터에서는 90명이 집단 감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