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문 닫은 대명문화거리, “대출보다는 직접 지원을”

대구 예술인도 타격 커···"모든 게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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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대구 예술인들도 시름이 크다. 연극, 영화, 음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공연이나 전시 행사 취소가 이어지면서 생계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일손을 놓고 있는 예술인 사이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아직 손에 잡히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예술 정책은 뒷순위로 소외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대명공연문화거리는 관람객도 없이 한산했다. 평소라면 상반기 작품 준비에 분주하지만, 밀집한 소극장은 1~2월부터 수 개월간 공연을 중단한 상태다. 공연이 중단되면 극장뿐만 아니라 배우, 연출자, 기획자, 스텝 등 종사자도 일감을 잃는다.

대명동 30년 차 배우 A 씨는 1월부터 공연과 아르바이트를 모두 중단했다. 예술인으로서 언제나 생활은 힘들긴 했다. 하지만 작품 활동 중단 기간이 이어지고 상반기 예정됐던 축제도 취소되면서, 앞으로가 걱정됐다.

A 씨는 “오래 일을 하면서 메르스나 여러 사건을 겪어봤다. 예술인에 대한 지원은 항상 가장 마지막에 이뤄진다. 지금도 실태조사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산한 대명문화거리

한국연극협회 대구광역시지회,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이 거리에는 소극장이 14곳, 연습장까지 합하면 40여 곳이 있다. 소극장이나 연습장을 운영하는 극단은 수익도 잃은 상황에서 임대료와 전기세 등 운영비를 매달 지출하고 있다. 협회는 공연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수십억 대로 추산한다.

이홍기 한국연극협회 대구광역시지회장은 “여기는 모든 것이 정지 상태다. 아무래도 예술은 의식주 다음이라는 생각이 있어 소외당하기 마련”이라며 “힘든 상황에서도 문화생활도 중요하다는 시각이 중요하다. 다만 감염병 자체의 성격 때문에 치명타를 받고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소상공인과도 달라서 대출은 큰 도움이 안 된다. 임대료나 저소득 연극인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시 행사가 중단된 미술계에서도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다. 미술 작가는 물론,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 전시 관련 종사자도 영향을 받는다.

한 큐레이터는 “요즘은 집에만 있다. 지금은 전시를 준비하는 시기인데 전시를 하는 곳도 없고, 시립미술관도 휴관하면서 전년도에 준비하던 전시가 뒤로 늦춰진 상황이다. 이쪽도 작가나 큐레이터뿐만 아니라 전시 운송 설치하는 사람 등 관련자가 많다”라며 “전시를 못 하는 기간 동안 온라인 아카이빙 등 온라인 서비스도 고민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도 힘든 게 많지만, 겨울 동안 전시를 준비한 작가들 노고가 수포가 돼 고통스럽다”라며 “작가가 전시에 참여하면 100만 원 남짓한 창작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도 받지 못하고 있다. 해외교류전 등 해외 연계 전시를 취소하고 대구 젊은 작가 위주로 창작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산 마련을 위해 당초 편성됐던 일반회계 예산 약 895억 원을 삭감했다. 이중 문화체육관광국에 배정됐던 예산은 240억 원으로, 약 27%를 차지한다. 240억 원은 국제 행사, 해외 초청 최소화, 축제 연기·취소, 민간보조사업비 등에서 삭감됐다.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 관계자는 “상반기에 예정됐던 축제 행사는 대부분 연기하거나 취소·축소했다”라며 “국제행사의 경우에 해외 초청작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역 예술인이 참여하는 사업은 남겨두려고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시 자체적으로 하는 예술인 지원 사업은 아직 협의 중”이라며 “예술인복지재단이나 문화예술위원회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중앙정부를 통해서도 긴급 지원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명문화거리 소극장에 지역 주민과 예술인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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