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산병원 조리원 노조, “정규직 전환 10년 기다린 결과가 해고인가”

18:56

코로나19 지역 거점 병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비정규직 조리원 노동자 전원에게 계약 만료를 통보하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조리원 노동자들이 속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대구지부는 1일 성명을 내고 “노동조합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구동산병원을 대구시에 제공하고 희생한 점에 박수를 보냈다”며 “그러나 현재 코로나19를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은 지난 희생을 빛바래게 할 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리원 노동자들은 10년의 기다림 끝에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이전하면서 직접고용 노동자라는 병원 직원 명찰을 가슴에 달았다. 비록 계약직이지만 과거의 고용불안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료원장의 약속을 믿었다”며 “기간제가 끝나면 무기계약직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면서 1년 만에 직접고용은 해고로 끝날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거점 병원 지정 후 조리원 21명은 환자 식당과 직원 식당 운영을 중단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2주 후 핸드폰으로 계약 만료를 통보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병원은 마치 영양실 조리원들이 일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다. 병원 관리자 혹은 영양실 책임자 어떤 사람도 공식적으로 조리원 개인 의사를 확인한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대구동산병원에는 지금도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환자식은 대구시가 도시락으로 외부에서 공급하고, 배식할 인력이 없어 환자 간호하기에도 바쁜 간호사들이 배식하고 있다”며 “조리원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환자들을 위해 밥을 짓고 싶다. 레벨D 보호구를 입고 배식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와 정부도 해고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코로나19로 병원을 소개하라고 요구해 놓고 이제 와서 해고되는 노동자들을 나몰라라 해서 안 된다”며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대구동산병원은 병원 영양실 조리원 노동자 21명에게 오는 14일 자로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조리원들은 코로나19 거점 병원 지정 후, 식당이 폐쇄되면서 휴직 중이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10년 식당 외주화 철회, 정규직 전환 투쟁을 벌였던 당사자다. 당시 병원은 성서병원 개원 시기에 맞춰 직접 고용을 약속했고 10년 동안 계약을 연장해왔다.(관련 기사=코로나19 거점 대구동산병원, 식당 조리원에게 해고 통보(‘20.3.31), 정의당·전문직단체, “대구동산병원 비정규직 해고, IMF 이상 해고 우려”(‘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