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병원으로, 송영숙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첫 출근

1년간 재교육 및 업무 숙지 후 부서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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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자 송영숙,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2007년 해고 이후 13년 만에 송영숙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가 사원증을 목에 걸었다. 4일 오전 8시 민주노총 대구지부와 영남대의료원노조정상화범시민대책위는 간단한 환영식을 열고 송영숙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의 복직을 축하했다.

▲송영숙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가 4일 해고 13년 만에 첫 출근했다. (사진=영남대의료원지부 제공)

2006년 단체교섭 파행으로 빚어진 쟁의행위 끝에 2007년 해고된 송영숙 부지부장과 박문진 지도위원은 이후 13년 동안 복직투쟁을 해왔다. 2012년 이들의 해고가 이른바 노조 파괴 전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게 확인되면서 복직투쟁은 탄력을 받았지만, 이후로도 8년이란 시간이 더 흘렀다.

결국 지난해 7월 1일 두 사람은 ▲해고자 복직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노동조합 원상회복 ▲비정규직 철폐 등을 내걸고 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노사는 지난 2월 12일 고공농성 227일째 되던 날 해고자 복직 등에 합의하면서 농성은 마무리됐다. (관련기사=영남대의료원 박문진 227일 농성 종료…13년 만에 일터로(‘20.2.12))

코로나19 확산으로 거창한 환영식을 할 순 없었지만 송영숙 부지부장은 “그동안 예정자로만 있었는데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14년이라는 긴 아픔의 시간을 떨쳐내고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건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해 많은 분들의 걱정, 응원, 힘을 주신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송 부지부장은 “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그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셨기에 복직 인사를 할 수 있게 됐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일하는 현장에서 동지들을 뵙겠다”고 덧붙였다.

박문진 지도위원도 “동지들의 헌신적인, 열정적인 연대와 민주노조 부활을 위한 출발식을 동지들의 열화와 같은 마음과 함께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지도위원은 노사 협의를 통해 지난 3월 1일 복직 후 바로 퇴직했다.

이날부터 출근을 시작한 송 부지부장은 노사 합의에 따라 사업운영팀에서 재교육 및 업무를 익힌 후 1년 뒤 노사 협의로 부서 배치를 배치받게 된다. 해고 이전까지 송 부지부장은 응급실 간호사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