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보좌관’ 코로나19 시국 골프 물의…사직 처리

12일 대구시 내부 게시판에 폭로성 글 올라
게시글 오르자 자진해 사표···권 시장 ‘격노’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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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 측근인 보좌관 A 씨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기 전에 지인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졌다. 보좌관 A 씨는 논란이 일자 사표를 제출했고, 대구시는 사표를 그대로 처리했다.

지난 12일 오후 대구시 내부 온라인 게시판에 권 시장 측근 공무원 A 씨가 4월 25일 지인들과 골프를 쳤다는 폭로성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게시자는 “이 시국에 골프 친 권영진 대구시장 측근은 사죄하라”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3개월째 사투 중인 의료진과 정부는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도 무시하고 권 시장 측근 모 공무원이 골프 회동을 가졌다”고 말했다.

게시자는 또 “이전에도 기업인들과 골프 회동이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며 “제보에 따르면 비상시국에 시장 측근이라는 공무원이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을 보고 이 사실을 대구시에 제보해 왔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가 골프를 친 지난달 25일 0시 기준으로 대구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3명이 추가됐다. 27일에야 알려졌지만 같은 날 대구에서 2명의 확진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이 중 1명은 완치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퇴원한 후 자택에서 사망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게시글이 올라온 직후 해당 공무원이 비서실장을 찾아와 사표를 제출했다. 해당 공무원은 권 시장의 보좌관으로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선거 캠프에서 권 시장을 도왔고, 2018년 권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후 보좌관으로 대구시에 채용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물의를 일으킨 보좌관은 12일 오후 내부게시판 글을 보고 비서실장을 찾아와 본인의 사려 깊지 못한 큰 실수로 시장님과 대구시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본인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겠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서실장을 통해 이를 보고 받은 권 시장은 격노하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시의 방역 활동에 참여해 주는 시민과 불철주야 노력하는 의료인, 동료 공무원들에게 큰 상처와 납득할 수 없는 부적절한 행위”라며 “가슴 아프지만 원칙대로 처리하기로 하고 사표를 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폭로성 글이 게시되기 전에 대구시에 제보가 들어갔다는 주장에 대해선 “내가 알기론 그런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