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여성공동행동, “여성노동자 20% 코로나19로 무급 휴직 당해”

대구지역 여성노동자 피해 설문조사...해고도 2.9%
"코로나19 위기, 여성노동 근본적인 대책 요구"

12:56

“출판통신업계에서 회계 관련 사무 직종에 일하는 20대입니다. 30인 미만 사업장인데, 여성 직원에게만 무급 휴직을 권고했습니다”

“피부관리실에서 일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무급휴가를 들어갔는데 사장이 카카오톡으로 계속 업무 지시를 했습니다. 일을 계속했으니 급여를 달라고 하자, 따지고 들면 일을 못 하니 퇴사하라고 하더군요”

“저는 유치원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비정규직만 무급휴직 통보를 받았습니다. 직접 지원 제도를 찾아보다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해보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모든 서류를 저에게 준비하라고 했어요. 사업주 부담금 10%도 자기가 내야 하느냐고 합니다.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조차 손해 볼까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에 환멸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대구지역 여성노동자 중 약 20%가 코로나19로 무급 휴가 또는 무급 휴직을 겪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여성노동자회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임금차별타파 대구여성공동행동’는 지난 4월 7일부터 5월 8일까지 대구지역 여성 103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사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8일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퍼포먼스를 벌이는 대구여성공동행동

설문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회사에서 취해진 조치로는 재택근무, 단축 근무 등 근무 형태 변경이 33%로 가장 많았다. 무급 휴가 또는 무급 휴직이 19.4%로 뒤를 이었고, 유급 휴가 또는 휴직이 7.8% 순으로 나타났다. 권고사직 또는 해고(2.9%)되거나 임금 삭감 또는 체불(1.9%)된 사례도 있었다.

무·유급 휴가 또는 휴직, 임금 삭감을 겪었다고 답한 응답자 중 강요와 암묵적 합의로 이루어졌다는 응답이 41.6%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61.2%로 가장 많았고, 실직이나 임금 감소, 임금 체불로 인한 생계 불안이 37.9%로 뒤를 이었다. 또 가족 내 돌봄 노동 증가 30.1%, 있을지도 모르는 근로조건 저하에 대한 불안 28.2%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퍼포먼스를 벌이는 대구여성공동행동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정부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재난기본소득이 66.0%로 가장 많았고, 정부의 임금 보전 기간 및 보전 금액 확대 41.7%, 일시적 해고 금지 기간 설정 23.3% 순으로 많았다. 

여성공동행동은 지난 18일 오후 3시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임금차별타파의 날’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 위기마다 여성은 해고 1순위였고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렸다”며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시간제 일자리·비정규직·특수고용직으로, 대면 상담·돌봄 직종 등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의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는 여성노동과 돌봄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위기”라며 “정부는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된 임시 일용직, 특수고용직  등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증명서 위주 대책에서 벗어나 사각지대 여성노동자를 위한 긴급생계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8일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퍼포먼스를 벌이는 대구여성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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