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대프리카’…코로나19에 무더위쉼터·쿨링포그 괜찮을까?

"코로나19와 폭염 취약계층 겹쳐...대안 만들어야"

18:28

여름철 폭염을 앞두고 코로나19 방역과 연계한 폭염 대책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오후 2시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의실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폭염 대응 방안’ 긴급 좌담회가 열렸다. 이번 좌담회는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이 주관하고,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에는 발표자와 토론자만 참여하고, <뉴스민> 유튜브 채널 생중계로 진행됐다.

김건엽 경북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올해 폭염은 코로나19와 함께 전반적인 대책에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며 “65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가 폭염 취약계층이다. 코로나19는 어린이·청소년을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폭염 취약계층과 겹친다”고 강조했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은 “폭염 때 낮에 집에 계시지 말라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올해는 그렇게 못 한다. 대안을 안내해야 하는데 지금은 할 얘기가 없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석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공기관, 은행 등에 집중된 기존 무더위 쉼터를 생활 속 거리두기에 맞춰 강당, 체육관 등 대형 공간을 확보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폭염 관련 축제를 온라인 소규모 축제로 분산하고, 소형 냉방장치 대여 서비스, 도심 속 녹음공간 확충 등을 제안했다.

특히 버스정류장, 공원 등에서 운영하는 ‘쿨링포그’가 코로나19에 안전한지 전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비말로 전파되기 때문에 쿨링포그 운영에 신중해야 한다. 수분으로 인해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오랫동안 체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전문가에게 검증을 받은 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혹시나 쿨링포그가 에어로졸을 유발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거다. 물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물이 분사되면서 생기는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며 “새로운 감염병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우리가 먼저 전문가를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폭염 대비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면 쪽방촌 주민, 거리 노숙인, 독거노인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즉각적인 냉방 장치 지원, 노후 주택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장 소장은 “당장 쪽방 주민 중에도 동구는 에어컨이 있지만 다른 지역은 없다. 필요한 계층을 촘촘히 구분해서 즉각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며 “일부 지역부터 시범사업을 해본다든지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영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폭염이나 감염병 문제가 생겼을 때 내 집에서 안전해야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 집이 너무 덥고 취약하면 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이라며 “기후 위기에 잘 대응하는 국가는 노후주택 개선을 우선적으로 한다. 도시 전체의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