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천지에 1,000억 원 손해배상 청구

배상 청구액은 더 늘어날 예정···자체 추산 1,460억 원
소송대리인단, “신천지 책임은 인정될 것···범위 문제”

13:03

대구시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을 상대로 약 1,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시가 지난 2억 100원을 손해배상 청구한 것과 비교하면 500배 큰 규모다. 1,000억 원도 현재 자체 산정한 피해액 1,460억 원 중 일부이고, 여전히 지출 중인 방역 비용이 있기 때문에 더 늘어날 수 있다.

▲대구시는 22일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물어 신천지 교회 측에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는 22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신천지예수교회와 총회장을 상대로 지난 18일 대구지방법원에 손해배상 등 청구 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정해용 소송추진단장(대구시 정무특보)은 “신천지 대구교인들의 집단감염으로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급격히 증가했고, 지역사회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됐다”며 소송 배경을 밝혔다.

대구시가 현재까지 추산하는 피해액 1,460억 원은 대구시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한 치료 비용이나 격리 비용, 긴급복지지원 비용, 경제회복지원 비용을 비롯해 기타 수습 지원 비용을 합쳐서 추산했다.

소송대리인단 강수영 변호사(법률사무소 담정)는 “재난안전법에 구상권 청구 규정이 있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국가와 지자체는 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비용을 부담할 1차적 책임이 있다”며 “재난 원인을 제공한 자가 있을 경우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현재까지 자료가 정리되고, 입증의 정도를 볼 때 최소 1,000억 원 정도는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입증이 보완되면 청구 금액은 추후 확정될 것”이라며 “청구 금액은 지금도 비용이 지출되고 있기 때문에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대리인단은 신천지 측 책임은 법정에서도 인정될 것으로 보고 책임의 범위를 다투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변호사는 “이만희나 신천지의 책임 여부는 사건의 쟁점이 아니라고 본다. 책임 발생은 자명한데, 범위가 어느 정도인가, 원인 제공 행위가 대구시 지출 비용의 전부에 해당하는가, 일부라면 어느 정도인가가 쟁점”이라며 “저희는 전부 책임을 묻는 것으로 소송을 제기했고, 신천지에서도 이 부분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등 재난 상황에서 국가나 지자체가 수습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의 의무이고, 코로나19 확산이 대구시 방역 정책 실패에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신천지 측에 책임을 온전히 묻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변호사는 “신천지 측이 신도명단을 고의로 누락해서 대구시에 보고했고, 명단에서 일부를 제외한 것은 감염 위험원이 방역 당국 관리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것이다. 이 자체가 방역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고 수많은 비용을 양산했다고 본다”며 “일부 누락한 동기도 신도를 배려한 것이 아니라 신천지 특유의 전도 방식 때문이며, 전도 방식을 설계한 것이 이만희와 신천지 교단이기 때문에 당연히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10일 소 제기에 앞서 신천지 교회 측 재산 동결을 위해서 대구 남구 소재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과 이만희 총회장의 계좌 일부에 가압류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상태다. 대구시는 세월호 참사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심 재판에만 4년이 걸린 걸 언급하면서 소송에 지난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