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믿으라" 강요한 사장, 노조 생기자 "폐업하겠다"

성서산업단지 태경산업노조 "폐업 압박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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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0 18:50 | 최종 업데이트 2016-06-29 19:45
▲20일 오후12시 30분,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는 대구시 달서구 성서공단 태경산업 앞에서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20일 오후12시 30분,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는 대구시 달서구 성서공단 태경산업 앞에서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한 제조업체가 열악한 노동조건에 못견딘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자 공장을 폐업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노조는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음모”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미 3년 전부터 타산이 안 나오고 있다”며 맞섰다.

대구시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위치한 태경산업㈜는 자동차나 농기계에 쓰이는 고무호스를 제조하는 업체로 1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초부터 ▲연기, 악취로 인한 목과 눈 따가운 문제 해결 ▲강제 연차 사용 금지 ▲여성노동자 임금 차별 금지 ▲공장 내 노동자 감시용 CCTV 철거 ▲기독교 강요 금지 등을 요구하며 노조(성서공단노조 태경산업현장위원회)에 가입했다.

고무를 만드는 과정 중 발생하는 연기와 악취 탓에 노동자들은 항상 목이 칼칼한 상태다. 또, 남성노동자는 연봉제, 여성노동자는 시급제로 임금을 받아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 월급 차이가 크게는 50만 원까지 난다.

또, 공장 노동자들은 사업주의 특정 종교 강요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매일 교회에 나오라고 권유하고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교인들에게만 잔업 특혜를 주기도 한다는 주장이다.

김동찬 태경산업?대표이사는 “나는 법명도 있는 불교인이었다. 우연히 기독교를 알게 되고, 예수를 안 믿으면 구원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도 예수를 믿게 해서 천국 가도록 만드는 게 잘못되었느냐. 그런 의미로 예수를 믿으라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누구를 만나도 전도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부터 2공장 노동자들은 사측과 단체협약을 맺어 강제 연차를 없애고, 휴업수당 등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단체협약 내용이 1공장 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자, 1공장 소속 노동자 6명도 성서공단노조에 가입하고 사측과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자 사측은 13일 노사 교섭 중 공장 폐업 의사를 밝혔다. 노사의 입장을 종합하면 태경산업 폐업 논란은 노조의 교섭 요구 탓에 갑자기 튀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노조는 “노조를 인정하겠다고 한지 불과 1주일 만에 폐업 카드를 들고 나왔다”며 “노조에 가입하자 문을 닫겠다고 하는 것은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음모이다. 노조를 만들었다고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겠다고 밥줄을 흔드는 김동찬 사장은 즉각 폐업 협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반면, 김동찬 대표이사는 “단체협약은 못 해줄 것은 없는데 문제는 이미 3년 전부터 공장이 타산이 안 나온다”며 “노조 가입 때문에 폐업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이사는 “나도 현장에 항상 있어서 목이 컬컬하다. 이미 2년 전부터 연기가 나는 원인을 알아내려고 했다. 작년 연말에 원인을 알아내서, 이번 1월에 고치려고 1차 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남자 직원들은 작년부터 월급제로 주고 있고, 여자 직원들은 올 1월 1일부터 월급제로 하겠다고 이미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한테 직접 이야기하면 안 될 게 없는데 왜 이런 걸 외부기관에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늘 우리 직원들 위해서 기도하는데, 온 동네 떠들고 악덕 업주로 만들어서 기운이 빠진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태경산업 내부
▲태경산업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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