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쪽방신춘문예] 부평초 인생 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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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4 16:48 | 최종 업데이트 2016-01-04 16:48

[편집자 주] 대구쪽방상담소는 지난 11월부터 12월 12일까지 제1회 쪽방신춘문예를 열었습니다. 쪽방신춘문예에 당선된 글은 12월 22일 대구 2.28공원에서 열린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에서 작은 책으로 묶여 발표됐습니다. 뉴스민은 대구쪽방상담소와 글쓴이 동의를 얻어 29일부터 1월 2일까지 당선작을 싣습니다.

김덕용(가명)

제 고향은 물 좋고 공기 좋은 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학산2동 262번지입니다. 병역의무는 1982년 5월 14일부로 해제했습니다. 25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 혼자 두고 집에서 나왔습니다. 직장생활을 제일 먼저 한 곳은 부산 사상공단 대성산업입니다. 플라스틱 종류와 PUC파이프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여기서 6개월간 근무 중에 패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상하게도 경상도 전라도 패싸움이었습니다. 싸움 결과 경상도 사나이들이 항복했습니다. 지금도 비 오는 날 생각하면 한심스럽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경상도 전라도 지역감정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감정은 없으면 합니다.

대구3공단에 있는 창녕섬유에 취직해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3년 동안 근무하고 대우가 좋은 월배 양청섬유, 근무 중에 회사 부도가 났습니다. 그래서 또 3개월 동안 휴식했습니다. 친구의 제의를 받고서 반야월에 있는 보성섬유에 입사해서 다시 일했습니다. 거기서 일을 하면서 꿈에도 그리울 첫사랑 여자를 만났습니다. 그만 5년 동안 살다가 이혼했습니다. 성격 차이 때문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쪽방선생님분들, 노숙인센터에 근무하는 선생님분들. 사회복지사 담당자 박수이 선생님께 수급자 대표 한 사람으로서 큰절을 올립니다. 선생님 정말로 고맙습니다. 그래서 세월이 흘러서 1996년도에 1월, 바다에 멋진 사나이가 되기 위해서 고기 잡는 배를 탔습니다. 그것도 기간에 따라 1년, 2년, 3년, 세 가지. 나는 그만 1년 타고 내렸습니다. 사나이에 멋진 바다에 마도로스 표기했습니다. 너무 위험하고 그놈의 잠, 잠 때문에 큰 바다에 들어가면 아주 위험합니다. 총을 들고 적과 싸움한 것 같습니다. 그 험한 바닷물이, 바다 고기, 말로서 다 표현 못 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쪽방 선생님. 1997년 12월 3일. 대한민국이 드디어 국가부도사태가 났습니다. 70년, 80년대는 대구 경제가 좋았습니다. 김영삼 정부 들어서고부터는 대구경제가 서서히 망했어요. 정치바람이 전국에서 제일 많이 타는 지역이죠. 요즘은 젊은 세대들은 대구 경제를 잘 모릅니다. 지나간 세월들은 역사 속으로, 대구에서는 서민들이 살기가 힘들어요. 큰 대기업이 없습니다. 정부와 중소기업뿐이죠.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별로 없어요. 저 김덕용은 나라가 부도나고서 서울로 갔습니다. 서울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부터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강원도 철원군 와수리 광성농장(돼지 기르는 곳)에 갔습니다. 여기서 2년 근무했습니다.

내 마지막 직장생활은 구미에서 했습니다. 2004년도 7월, 대구역에서 처음 본 순간 술 한잔 하자면서 저한테 말을 걸어서 시내에 있는 중앙공원 앞 한식식당 안에서 둘이 앉아서 이야기를 많이 했죠. 이야기 내용은 좋은 사업이 있다해서 알고 보니까 사기꾼입니다. 대포차, 대포휴대폰, 대포텐트, 점포. 네 가지 사기꾼한테 당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내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2004년도 7월 11일. 1차 사업은 울산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실패했습니다. 2차 사업은 대전에서 시작했습니다. 사업이 한창인데 2004년 12월 4일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9명은 충남지방경찰청에서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조사받고 불구속 처리한다면 집으로 가라 했습니다.

집으로 가기는 해야 하는데 차비가 없었습니다. 구미에 있는 동생한테 전화해서 무사히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구미에서 일용직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대구역에서 불심검문에… 대구 구치소에서 두 달간 옥살이. 원인은 벌금 3백만 원 때문에.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억울합니다. 어느 날 같이 일을 한 사람이 내 눈을 보고서 당신 몸에 병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병원에서 진찰 결과, 당뇨병 판정이 나왔습니다. 2005년 6월, 그 이후로 술과 담배 모두 끊었습니다. 2010년도에는 9월 합병증이 왔습니다. 합병증 1호로 이빨 12개가 빠졌습니다. 두 번째 합병증은 눈에… 2014년 12월 22일 눈 수술했습니다. 대구의료원에서.

지금도 눈이 안 좋습니다. 작은 글씨는 잘 안 보입니다. 지금은 쪽방 간호사 선생님 도움으로 병원에서 열심히 잘 치료하고 있습니다. 내가 병원에 다니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희망상담소 있는 쪽방간호사 선생님이 너무 친절해서요. 인간과 인간끼리 대화하면서 마음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 생각. 보석같이 아름다운 생각. 진짜로 아름답습니다. 쪽방 선생님 분들도 칭찬 많이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저 김덕용은 2015년 3월 5일 자로 수급자 판정을 받았습니다. 저같이 건강이 안 좋은 이들을 도와주셔서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은혜 어떻게든 갚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쪽방선생님, 노숙인 상담 선생님, 특히, 사회복지사 담당 선생님. 박수미 선생님. 정말로 다시 한 번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쪽방 선생님. 2015년도 저물어 갑니다. 다가오는 2016년도 가정에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선생님분들 건강이 최고요.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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