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면등교 성공할까? 강은희 교육감, “전면등교 필요, 만반 대비”

코로나19 장기화 전망····교육청, 등교 방식 고민
2일, 북구 고등학생 감염자 발생, 우려도

17:30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고민 끝에 여건이 되는 학교의 전면 등교를 권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비대면 수업을 무기한 연장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학교 생활은 학업과 학생 정서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하반기 대유행에 앞서 대면 수업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고민도 있다.

대구교육청은 6월 중순 관내 학교에 전 학년 전면 등교도 학교장의 판단으로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를 전했다. 교육청은 오는 6일까지 교장이 학교 상황에 맞게 등교 방식을 선택하도록 했다.

7월 들어 일부 학교는 전면 등교 방식으로 전환해 본격적인 등교 수업을 시작했다. 대구교육청은 현재 전면 등교 방식을 채택한 학교 현황을 파악 중이다.

교육청은 만약 학내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대응 수칙을 지키면 학교 내에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월 등교 재개 당시 학생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학내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기도 했다.

1일 강은희 교육감은 “지금 대구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다. 과거 학교 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다른 학생에게 전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교육감은 “학생이 교사와 반 친구를 보는 것은 학업과 정서적으로도 필요하다. 교육청은 확진 추세를 정교하게 모니터링하고 있고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많은 학생이 (등교 교육을) 접할 기회를 가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1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구교육청 체육보건과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에서 학교 교육의 방향은 확진 학생에 대한 신속한 격리·치료 원칙을 지키면서 불안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교육청은 학생이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교육, 인성, 정서적인 측면도 제공하고 학교가 위기 상황에 대응할 기회도 길러줘야 할 책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교육청은 학교 방역을 위해 예산 132억 원을 마련한 상황이며, 방역과 대응 매뉴얼 준수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체육보건과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건강 상태 체크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하반기 대유행 상황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금부터 일상생활을 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극복해나가자는 것이 교육감의 의지다. 철저히 대비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선 학생 간 접촉 가능성이 높은 학교의 특수성 때문에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학교는 ‘수업 시간은 종교 집회’, ‘쉬는 시간은 나이트클럽’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만큼 방역 수칙 준수가 어렵다는 우려다. 또한 방역 업무와 학생 생활 지도 업무가 교사에게 쏠리면 장기적으로 어느 한쪽에는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고민도 있다.

특히 대전에서 학생 감염 사례가 나오고, 2일 대구 북구 한 고등학교 3학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나오며 걱정을 더하는 상황이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북구 고등학교는 29일과 30일 2~3학년 등교, 1일부터는 전 학년 등교를 시작했다.

확진 학생은 6월 30일 하교 후 몸살 증상을 느꼈고, 1일 등교하지 않고 북구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학교는 2일부터 전교생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현재 같은 학년 학생, 교사 등 260여 명의 접촉자 검사를 마쳤다. 대구교육청은 검사 결과에 따라 해당 학교 등교 수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전면 등교는 아무래도 방역에 불리하다. 지금도 방역을 위한 업무량이 상당한데 전면 등교 한다면 물리적으로 어려워진다”며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면서 지금까지 견뎌왔는데 갑자기 자율적으로 선택하라고 하니 우려된다. 교장으로선 다른 학교가 전면 등교한다는 분위기가 있으면 여기서 빠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등학교 교사는 “6월 제주도에서는 교사 한 명이 수업 도중에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지금은 대구에서 교사가 쓰러지거나 학교 내 감염이 생길 수도 있다”며 “현장에서는 급식 시간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리고 발열 체크 등 방역 업무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교육청 자유게시판에도 전면 등교에 반대한다는 게시물이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학교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대구교육청 홈페이지 갈무리 화면. 학교 전면 등교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