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연이은 고소···대구MBC, “‘권비어천가’만 불러야 하나?”

17:12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MBC와 MBC 기자를 상대로 형사 고소 및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대구MBC도 보도자료를 내고 “‘비판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구MBC는 14일 “권영진 대구시장의 시대착오적 언론관, 언론은 ‘권비어천가’만 불러야 하나?”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진행된 상황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치권의 반응을 소개했다.

대구MBC는 “권영진 시장과 대구시가 대구시의 코로나19 늑장 대처와 행정 난맥상에 대한 대구문화방송의 비판 보도를 문제 삼아 잇따라 3건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비판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지난 4월 13일 대구MBC 라디오 <뉴스대행진> 진행자인 이태우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4월 7일 이태우 기자가 한 앵커 멘트를 문제 삼은 고소다. 이 기자는 당시 “12일 만에 코빼기를 내민 권영진 대구시장”이라거나 “늑장 대처 때문에 대구만 역병이 창궐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것이 허위사실이라고 문제 삼았다. (관련기사=권영진 대구시장, 비판 논평한 대구MBC 앵커 고소(‘20.5.11))

권 시장은 지난 6월 3일에도 이 기자를 앞서와 같은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마찬가지로 <뉴스대행진>에서 한 이 기자의 앵커 멘트를 문제 삼았다. 이 기자는 7월 중 고소 건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권 시장은 같은 달 8일에는 대구MBC를 상대로 정정 보도 등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언론중재위에 4월 7일 <뉴스대행진> 앵커 멘트 조정신청을 했지만, 조정불성립 결정이 났다. (관련기사=대구시, 권영진 비판 대구MBC에 정정보도 청구…조정 불성립(‘20.5.7))

대구MBC는 “권 시장이 대구MBC를 상대로 고소를 한 뒤 언론계와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노동계와 정치권에서까지 ‘소송을 철회하라’며 비판을 쏟아냈다”며 대구경실련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대구본부, 정의당 대구시당 등이 낸 성명 내용을 소개하면서 에둘러 권 시장을 비판했다. (관련 기사=대구 노동·시민단체, “권영진 시장, 기자 고소해 언론 탄압···시대착오적”(‘20.5.14), 대구경실련, “권영진, 기자 고소는 감정적 대응···취하해야”(‘20.7.2))

이태우 기자는 “권 시장은 고소장에서 <뉴스대행진> 앵커 멘트가 허위 보도이며, 자신과 대구시 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지만, <뉴스대행진> 앵커 멘트는 공직자와 공직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그리고 견제하는 정당한 언론 활동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대구시나 대구시장이 보여준 대처와 지도력은 공론의 장에서 논의의 대상이 돼야 할 뿐만 아니라 비판하고 견제해서 대구시장이 올바로 시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뉴스대행진>은 지역방송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