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기록은 작가의 소명”···대경작가회의, ‘마스크의 시간’ 출간

비매품, 의료진에게 우선 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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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작가회의에서 지난 7월 사화집 <마스크의 시간(부제:문학으로 치유하는 코로나19)>을 출간했다. 작가회의 회원 52명이 참여한 이 책은 올봄 역병이 창궐한 대구와 경북의 모습을 그린 시와 동시, 산문 등 총 53편의 작품을 담았다.

▲’마스크의 시간'(2020, 생각을 나누는 나무(사진=정용태 기자)

사람들은 / 다 쓰지도 못할 물건을 생산하고 / 다 쓰지도 못할 돈을 벌기 위해 / 성장, 발전이라는 브레이크 고장 난 / 전차에 몸을 싣고 욕망을 욕망하며 질주했다 / AD 2019년, 급기야 /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가 / 지구상에 강림하고 / 주둥이 하얀 신인류가 출현했다 / 주둥이 하얀 신인류는 / 서로를 멀리하고 스스로를 외로움에 처하게 하여 / 절제 없던 욕망의 시대를 아프게 반성했다 / 머지않은 코로나19 이전 시대 / 주둥이를 막지 않고 살던 시대 / 가난했지만 거리 없이 살았던 시대를 / 사무치게 그리워하며

– 권서각 / ‘코로나19의 강림’ 전문

김은령 시인(대구·경북작가회의 지회장)은 “생각지 않게 코로나 사태가 오래 지속되어 끝을 알 수 없다. 코로나19로 대구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치유사업도 취소됐다. 그 예산으로 대구시민과 의료진 등 역병과 싸운 모든 이들을 위로하는 작가들의 마음을 담은 사화집을 내기로 했다”며 “시대와 사회현상을 기록하는 건 작가의 소명 아닌가. 쉰 명이 넘는 문인이 기꺼이 참여했다.  대구·경북작가회의가 전하는 <마스크의 시간>이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작가회의 지회장 김은령 시인. 1961년 경북고령 출생. 1998년 ≪불교문예≫ 가을호에 「겨울폭포에게」 외 9편으로 등단했다. 현) 한국작가회의, 현대불교문인협회 회원. 한국작가회의 대구 경북지회 지회장 시집으로 ‘통조림’ . ‘차경’, ‘잠시 위탁했다’를 냈다. 제12회 일연학술상과 제2회 백신애문학상(시집-차경)을 수상했다. (사진=정용태 기자)

<마스크의 시간>에는 이하석, 배창환, 김용락, 정지창, 윤일현 등 시인과 작가들이 쓴 시 52편과 동시 3편, 산문 8편이 실렸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와 권태경, 백소애, 우종익의 사진도 ‘마스크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김수상 시인(홍보부장)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대구의료원, 안동의료원 등에서 코로나 완치를 위해 헌신적 노력을 기울이는 의료진과 아직도 코로나로 인해 입원 중인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무료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은 교수는 “끝도 없는 코로나와 맞선 최전선에서 지쳤을 때 작가회의에서 <마스크의 시간>을 보냈다. 시와 동시와 산문이 실렸는데, 읽으면서 위로가 되고 힘이 났다. 코로나 외에 무엇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지쳤는데, 상당히 마음에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비매품인 이 책 관련 문의는 대구경북작가회의 사무처로 하면 된다.
전화)010-9353-9070(피재현 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