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가 민중총궐기 주도? 경찰, ‘목장갑’ 압수수색

“목장갑은 우리집에도 있다고 전해라”

19:45

‘목장갑, 점퍼, 알바노조 회의록’ 6일 대구지방경찰청이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참가 건 수사를 위해 김영교(23) 알바노조 대구지부장 집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이다. 하루 앞서 경찰은 같은 이유로 알바노조 조합원 김 모(26) 씨에 대해서도 핸드폰, 점퍼, 옷 등을 압수수색했다.

전국적으로 경찰이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영교 지부장과 김 씨가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버스를 밧줄로 묶어 당겨 공공기물에 손해를 끼쳤다며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김 지부장과 김 씨가 묵비권을 행사하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문제는 채증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이 ‘아니면 말고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이 압수한 김 지부장과 김 씨 점퍼에는 ‘노동당’ 로고가 찍혀 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문제도 있었다. 경찰은 김 씨 압수수색을 위해 주소지인 대구에 방문했다. 김 씨는 구미에서 알바 중이었고, 경찰은 구미까지 찾아가 김 씨가 입고 있는 점퍼와 핸드폰을 그 자리에서 압수수색했다. 이후 김 씨와 동행한 경찰은 대구 자택에서 추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효력이 있다.

알바노조

이에 알바노조 대구지부는 7일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장갑은 우리집에도 있다고 전해라”며 경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과 경찰이 헌법에서도 보장된 집회 시위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명백한 노조탄압”이라며 “알바노조를 향한 칼날을 거두고 본인들이 저지른 야만적 폭력부터 공개적으로 반성하라”고 밝혔다.

김영교 지부장은 “경찰은 목장갑, 점퍼, 그리고 알바노조 회의록을 가져갔다. 그것 말고도 또 가져간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민들의 생존권, 발언권을 가져갔다”며 “알바노조 회의록에 기록된 알바 상담내역서, 그 회의록에 적힌 비정규직 노동자의 탄압을 자세히 살펴보라”고 말했다.

조정훈 민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진짜 죄인은 박근혜 정권과 폭력 살인 진압 강신명 경찰청장”이라며 “경제위기를 앞세워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새누리당 영구집권을 위해 민중 탄압에 앞장서는 이들에 맞서 민주노총은 알바노조와 연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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