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지시’ 갑질 의혹 대구 남구체육회 사무국장···노조, 해임 촉구

특정 직원 따돌림, 술자리 시중 강요 등 주장 나와
셀프 채용·정년 연장 등 행감 지적 사항도 다시 도마 위
대구시체육회, "1차 조사 마무리···곧 결과 도출할 것"

15:32

대구시체육회가 산하 남구체육회 사무국장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조사 중인 가운데 남구체육회 노동자들이 사무국장 즉각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시체육회는 지난달 24일부터 남구체육회 사무국장 A 씨를 직무 정지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등을 조사 중이다. 남구체육회 소속 생활체육지도사 8명은 앞서 ▲따돌림과 CCTV감시 등 직장 내 괴롭힘 ▲성추행 방조 ▲셀프 채용과 정년 연장 등 내용으로 대한체육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A 씨가 특정 직원을 회식에 부르지 않거나 다른 직원들에게도 왕따를 시키라고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무국장 채용 면접관이었던 임원을 접대하는 자리에 여성 직원을 불러내 술 시중을 강요하고 성추행을 방조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특정 선생님을 따돌리고 그 선생님과 같이 이야기만 해도 질책했다. 그 선생님만 불러 세워서 몇 시간씩 혼내고 그러는 동안 저희는 다 밖에 나가 있어야 했다”며 “그 선생님이 오히려 저희한테 ‘나랑 친하게 지내면 안 된다’, ‘선생님들이 힘들어진다’고 하실 정도였다. 그런 일이 쌓이다 보니 저희도 두렵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2일 오전 남구청 앞에서 남구체육회 사무국장 A 씨 해임을 요구하는 직원들(사진=공공연대노조 대구지부)

진정에는 지난해 남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내용도 포함됐다. A 씨는 지난 2018년 사무국장에 채용되던 시기, 사전에 심사위원을 접촉해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채용공고를 바꿨다는 의혹이다. 또, 4년 임기에 한 차례 연임만 가능하던 정년을 만 60세까지 연장하기 위해 임원들을 찾아 동의를 받고, 별다른 이사회 의결 없이 정년을 연장해 ‘셀프 정년 연장’ 논란도 일었다. 체육회 업무추진비를 A 씨 개인 통장은 받은 사실도 지적됐다.

최규완 남구청 평생교육홍보과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남구체육회가 별도 임의 단체이기 때문에 구청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보조금 부분에 대해서는 행정감사 이후 개인 통장으로 보조금을 받은 부분은 시정 조치를 했다”며 “현재 대구시체육회 민관합동 조사에 구청도 참여하고 있다. 조사가 끝나면 체육회 차원에서 시정해야 할 부분은 경찰 고발이나 노동청에 고발할 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체육회 관계자는 “A 씨는 해당 내용에 대해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지난주까지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1차 조사를 마쳤고, 앞으로 몇 차례 더 회의를 거쳐서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연대노조 대구지부는 2일 오전 남구청 앞에서 사무국장 A 씨 해임을 요구하는 피켓팅에 나섰다.

노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사무국장은 직원들이 1년마다 재계약하는 불안정한 신분을 이용해 온갖 갑질을 저질렀다”며 “상급 단체인 대구시체육회와 보조금을 지급하는 남구청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셀프 채용 비리, 성추행 방조, 업무상 배임 의혹 등은 더 적극적인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