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코로나19 유행 후 보건소 일반진료 다시 중단···취약계층 곤경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취약계층 예방접종 사업 나서

11:34

지난 8월 이후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 등을 거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대구 내 모든 보건소가 일반진료를 중단했다. 보건소에서 예방접종 등 무료 진료 서비스를 받던 취약계층은 다시 당분간 진료 서비스를 받기 어렵게 됐다. 보건소 공백을 메우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자체 비용으로 취약계층 진료 지원에 나선 상태다.

대구 각 기초지자체 보건소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에서 다수 발생하던 지난 2월부터 일반진료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 관련 업무만 전담했다. 8월 들어 일부 보건소는 코로나19 관련 업무 외의 업무도 재개하던 상황이었으나, 수도권 확진자 증가세에 따라 다시 일반진료를 중단했다.

보건소가 일반진료를 중단하면서 보건소를 이용하던 취약계층은 다시 어려움에 부닥쳤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신생아가 대표적이다. 신생아·영아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17종의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 자녀는 예방접종을 무료 지원 사업을 하는 보건소를 통해 받았다. 하지만 무료 접종이 중단되면서 이주노동자는 접종을 위해 민간 병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기존에 모인 성금 등을 활용해 미등록 외국인(이주노동자) 어린이 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무료진료소를 방문한 이주노동자(사진 제공=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경산이주노동자센터·대구성서공단노조의 무료진료소를 통해 미등록 이주노동자 자녀의 예방접종을 접수해, 개인 소아청소년과를 통해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접종비는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부담하며, 8월부터 최근까지 8명의 영유아가 B형간염, 일본뇌염, 뇌수막염, 폐렴구균 등 예방접종을 받았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관계자는 “한국 아이 같으면 보건소가 아닌 일반 병·의원 아무 곳에서도 국가무료접종을 받을 수 있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보건소만 가능했다”며 “지금은 코로나 업무 때문에 접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사정을 알게 돼 인의협에서 예산을 편성해 일반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소 업무 재개 권고를 하기도 했고, 대구는 8월부터 일부 보건소가 진료 업무를 재개했는데 8·15 서울 도심 집회 이후 다시 재유행되면서 대면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건소에서 코로나 업무를 보면서 일반 환자를 보면 감염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