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구 보고서] 특수근로형태근로종사자, 지원금 그리고 고용보험(합본)

[코로나19 대구 보고서] (5) ‘특수근로형태근로종사자’로 살아남기
[코로나19 대구 보고서] (6) 이름만큼 어려운 ‘특고 지원금’ 받기
[코로나19 대구 보고서] (7) 나만 없는 고용보험

16:13

[편집자 주] 감염병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휘몰아치고 있다. 신종 감염병은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사상자를 냈고, 내고 있다. 동시에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사회의 아픔도 그대로 드러냈다.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1차 대유행이 할퀴고 지나간 대구는 극심한 감염병으로 직접적인 피해만큼 사회과 품은 또 다른 아픔도 명징하게 드러냈다. <뉴스민>은 ‘코로나19 대구 보고서’ 기획을 통해 이주민과 난민, 학생과 교사, 특수고용노동자들을 통해 감염병이 드러낸 우리 사회의 아픔을 짚고, 감염병에 대응하는 공공의료체계의 현실도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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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노동자, 건설기계노동자, 셔틀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퀵서비스 기사, 경마기수, 간병인, 재택집배원, 방과후강사, 학습지교사···. 나이도, 직종도, 성별도, 일하는 곳도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사진=민주노총)

오늘은 국밥집 아르바이트다. 내일은 또 어느 식당에서 일할지 모르겠다. 일할 곳이라도 뜨면 다행이다. 장정연(38) 씨는 지난 2월부터 일당 알바를 시작했다. ‘일당 어플’을 확인하면서 내일 할 일을 찾는다. 평소 택배 알바를 했는데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터지면서, 일당 모집이 없어졌다.

오늘 밤까지도 내일 일정을 알 수가 없는 탓에 약속은 몇 번이나 미뤄졌다. 결국 정연 씨가 일하는 달서구 상인동 한 국밥집에서 잠깐 만날 수 있었다. 10분 남짓 얘기하는 동안에도 정연 씨는 서빙, 계산, 테이블 정리까지 손님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2월은 ‘보릿고개’다. 2월 말까지 수업을 하는 학교가 잘 없다. 수업이 있다 하더라도 겨울방학 기간과 겹쳐 수강 신청 인원이 많지 않다. 보릿고개를 버티는 와중에 신천지 대구교회 사태가 터졌다. 3월 2일 개학이 일주일 미뤄졌다. 정연 씨는 방과 후 학교 수업을 하면서도 부족한 생활비를 채우기 위해 단기 알바를 하곤 했다. 개학이 기약 없이 미뤄진 데다 평소 하던 택배 일자리도 없어졌다. 결국 일당 어플을 깔고, 하루하루 일당 알바를 찾았다.

일주일만 더 조심하면 되겠지. 일주일만 더. 일주일만 더. 개학 연기 문자는 주 단위로 날아왔다. 4차례에 걸쳐 등교 개학 연기 결정 끝에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다. 학생들은 원격 수업을 시작했고, 교사들은 학교에 출근해서 원격 수업을 준비했다. 학교는 긴급 돌봄 교실만 겨우 문을 열었다. 정상 등교와 정상 수업은 기약이 없었다. 방과후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정연 씨도 연초에 한 학교와 계약을 맺었다.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일당 알바는 언제라도 수업을 나갈 준비이기도 했다.

5월이 되어서야 교육부는 고3부터 순차적 등교 계획을 발표했다. 확진자도 하루 한 자릿수로 줄었다. 정부도 생활방역으로 전환을 준비했다. 대구는 신천지 집단 감염의 여파로 강화된 생활방역 수칙을 안내했다. 등교 수업 역시 다른 지역과 같이 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깔렸다.

“등교 수업과 관련해서 고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실시한다는 교육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구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대구 상황을 봐선 개인적으론 고3은 예정대로 하더라도 나머지 학년은 온라인 수업을 연장하는 것이 방역적 관점에서 옳지 않나 판단합니다”

– 2020.5.5. 권영진 대구시장

▲지난 2월 29일, 대구 한 중식당이 휴업을 알리며 ‘코로나 때문에’라고 써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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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문을 연 가게를 한참 찾아 헤맸다. 어떤 곳은 아예 문을 닫았고, 어떤 곳은 배달만 한다고 했다. 4번의 실패 끝에 겨우 문을 연 가게를 찾았다. 손님은 한 테이블밖에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처음 나왔다. ‘1단계’, ‘2단계’ 이런 말도 없을 때다. 본능적으로 자신을 사회와 격리했다. 문을 연 가게들은 오히려 ‘정상 영업’을 한다고 써 붙여야 했다. 거리를 비추던 간판은 불이 꺼지고, 시간에 맞춰 오가는 버스만 불빛을 냈다.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다. 마치 새벽 3시 같지만, 이제 밤 9시다. 평소라면 번화가의 밤은 더 빛날 시간이다. 2월 18일 이후, 대구의 하루는 다른 곳보다 짧아졌다.

밤 9시, 출근한 지 세 시간 만에 겨우 한 콜 들어왔다. 콜이 들어올 때까지 따로 대기할 곳도 마땅치 않아 하염없이 길을 배회했다. 콜을 기다리며 말동무할 동료들도 예전만큼 없다. 손님도 줄고 불안한 마음에 출근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황창현(54) 씨는 마스크를 쓴 모습이 손님에게 불쾌감을 줄까 봐 미리 양해를 구했다.

“그때만 해도 마스크 쓰는 게 억수로 어색하데요. 얼굴을 가리는 게 좀 그럴까 봐 손님한테 양해를 구하고 운전을 했어요. 그러다가 점점 코로나가 심해지니까 마스크 쓰는 게 일상이 돼서 양해를 구하고 그런 것도 없어졌죠”

오히려 ‘내 차’라고 안심해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손님이 헛기침이라도 하면 마스크를 한 번 더 고쳐 쓰게 됐다. 마스크는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르는 신종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유일한 장비였다.

“어떤 손님은 ‘아무래도 한 번 앓고 지나간 거 같아요’ 이러더라고요. 괜히 찝찝하게. 인후통이 심하게 오면서, 열도 막 나고 그게 코로나였던 거 같다고 이야기하는 손님도 있었어요. 겁나죠, 진짜.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100% 마스크를 하잖아요. 그런데 대리운전은 자기 차니까 마스크를 안 끼는 사람이 많아요”

지난 2~3월 대구·경북 이동량은 평소보다 38.1% 줄었다. 대구 서문시장은 6.25 전쟁 이후 처음 문을 닫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8일 동안 신천대로 하루 평균(7시~23시) 통행량은 7만 7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2월 23일부터 3월 15일까지 도시철도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4%나 줄었다.

▲지난 2월 24일 밤 9시께 대구 대중교통전용도로, 차도 없고 사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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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수성구청역 2번 출구 학원가. 학생들로 북적이던 동네는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건물 ‘그림’을 찍어가기 위해 모인 거다. 인근 건물들은 속속 문을 닫았다. 같은 건물 1층 신협은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는 안내를 붙였다. 같은 층에 4.15총선 사무소를 마련했던 후보자도 사무소를 폐쇄했다.

이금희(55) 씨도 바로 학습지 수업을 중단했다. 금희 씨는 수성구 일대에서 구몬 학습지 교사로 일하고 있다. 방문하지 말아 달라는 학부모 요청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안전이 불안하기도 했다. 방문 수업은 물론이고 신규 모집도 멈췄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이 두려웠다. 코로나에 걸리면 당장 완치될 때까지 격리돼야 한다. 완치 후 재확진되는 것도 무서웠다. 가장 두려운 것은 코로나 확진자였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다. 만약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면 나와 우리 아이들은 뭘 먹고 살까.

한 주가 지나도 확진자가 줄어들 기미가 안 보였다. 하염없이 일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금희 씨는 3년 전 구몬학습에서 출시한 스마트 수업을 시작했다. 스마트 패드로 화상 수업이 가능했다. 오전에 학생들 집으로 직접 교재를 배달해주고, 정해진 시간에 패드로 수업했다. 기계와 익숙해 지는 데만 한참 걸렸다. 화상 수업할 때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얘기하는 거도 영 어색했다.

“패드 산 지 3년 만에 코로나 터지고 처음 해 봤어요. 수업할 때 교재도 보이고 하니까 괜찮더라고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유용하게 사용했어요. 근데 비싸죠. 처음에는 화면 보고 얘기하는 거도 쑥스럽고 살이 바짝바짝 빠지더라. 진짜 힘들더라고요. 애들도 힘들었을 거예요. 학교 화상 수업하랴, 나하고 화상하랴. 눈도 많이 나빠졌을 거고”

평소 금희 씨의 일은 학생들이 학교, 학원을 마치고 오후 6시께부터 시작한다. 교재를 들고 집집마다 방문하는 탓에 관절염을 달고 살았다. 차가 있지만 차로 왔다갔다 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교재를 들고 다니는 일이 많다. 일 마치고 밤늦게 집에 오면 허기진 배를 채운다. 위장병도 학습지 교사의 만성 질병 중 하나다. 그런데 코로나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 이동 시간이 사라지니 수업과 수업 사이마다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13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평일 저녁을 먹었다.

“수업하러 나가면 보통 10시~11시까지 밥을 못 먹어요. 그런데 집에서 화상 수업을 하니까 잠깐 짬 날 때 애들하고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일하면서 평일에 애들하고 저녁 먹은 적이 없거든요. 매일 밖에 있었으니까.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별거 아닌데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지난 2월 18일 대구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 생활을 했던 수성구 한 병원 건물 앞이 취재진으로 붐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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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내내 방과후학교는 열리지 않았다. 수업이 없으니 수입도 없다. 1학기 내내 수입은 0원. 이들은 이미 학교와 올해 1년 방과 후 수업 계약을 맺었다. 수업 장소, 시간 수강료 등 모든 근무 조건을 학교가 정한다. 하지만 학교가 없어진 수업을 책임져 주지는 않았다. 이럴 거면 왜 학교와 계약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들은 학교와 근로계약이 아닌 ‘개인 위탁 강사 계약’을 맺는다.

방과 후 강사로 15년째 일하고 있는 김진희(55) 씨는 모아둔 적금을 깨야 했다. 생활비를 줄여도 0원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코로나19로 사업장이 휴업하면 정부는 휴업수당 70%를 지원했다. 진희 씨가 일하는 학교는 휴업했지만, 휴업수당은 받지 못했다.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가 아닌 ‘특수근로형태 종사자’,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저는 있는 적금 다 깼어요.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우리가 돈을 쌓아 놓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먹고 살아야 하고, 애들 교육도 시켜야 하고. 어떤 선생님은 애들 학원도 다 끊었데요. 어떤 선생님은 수도세 내는데 저금통을 탈탈 털어서 맞춰서 냈다고 하더라고요. 몇 달 동안 수입이 없는데 이걸 견뎌낼 사람이 어딨어요”

일부 지자체에서는 방과 후 강사가 긴급돌봄교실을 맡기도 했다. 서울시 도봉구는 ‘온라인 방과 후 미니 강좌’를 개설했고, 방과 후 학교 강사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방과 후 강사 노조는 4월부터 대구교육청에 방과 후 강사 일자리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구교육청은 6월에서야 대책을 마련했다. 등교 개학에 따른 학교 방역 등을 하는 학교 안전도우미였다. 5주 동안 안전도우미 일이 1학기 중 유일한 수입이었다.

▲지난 4월 23일, 김진희 씨(첫줄 왼쪽)는 방과 후 강사노조와 함께 대구교육청에 생계 대책을 요구했다. (사진=서비스연맹 대구경북본부)

특수고용노동자를 위한 지원금이 나온다는 소식은 단비 같았다. 올해 노무미제공사실확인서와 지난해 노무제공사실확인서를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준비했다. 다행히 서류는 어렵지 않게 제출했다. 3~4월 소득 감소분에 대해 정부(긴급고용안정지원금)와 지자체(지역고용특별지원)가 합쳐 최대 150만 원까지 지원해준다.

“솔직히 서류가 없어도 방과 후 강사면 올해 소득이 없는 건 뻔하잖아요. 그래도 교육청에서 학교에 공문 내려서 서류를 준비해주라고 했어요. 그 부분은 솔직히 고마워요. 다른 지역은 보니까 서류 때문에 골치를 썩더라고. 계약서 사본에 원전 징수 영수증에 복잡해요. 노무제공확인서랑 미제공확인서만 있으면 작년에 일했다는 증명이랑 소득 감소가 확연하게 보이니까 그걸로 대구랑 정부 거도 같이 지원했어요”.

진희 씨와 마찬가지로 정연 씨도 같은 서류를 제출했다. 대구시 지원금은 이미 지급 결정이 났는데, 고용노동부에서 서류보완 요청이 왔다. 지난해 연소득을 과세대상 근로소득 기준으로 증명하라고 했다. 서류를 보완해 다시 제출하고 3주가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주변 동료들은 이미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불안했다. 서류 접수 후 3주 만에 담당자에게서 온 메시지는 지급이 결정되면 문자가 먼저 갈 것이니 기다려달라는 것이었다. 지원금 신청 홈페이지에도 문의가 많아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팝업 안내가 계속 걸려있었다. 나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 많구나. 일주일을 더 기다렸지만 아무 소식이 없었다. 다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담당자님, 저보다 이후에 신청하신 분들도 어제 지급이 되었던데요. 저는 언제 되는지 답답함에 또 메시지 드렸습니다” – 2020.7.15.11:53

기다리던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날 오후 7시 51분, 정연 씨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부지급 결정을 통보받았다.

▲장정연 씨가 지원금 결정을 기다리며 고용노동부에 문의를 주고 받은 메일

“제가 방과 후 수업을 해야 하는데 못했으니까 소득 감소 기준은 맞았던 거죠. 대구시 것도 받았고, 중간에 서류 보완해달라고 해서 당연히 되는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 달 만에 부적격 통보를 받았어요. 노동청에 항의하려고 갔는데, 저는 이의신청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작년 12월 했던 택배 알바가 원인이었다. 방과 후 수업을 하면서도 잘 시간을 쪼개어 야간 알바를 나갔다. 작년에 집안 사정으로 큰돈이 나가야 했다. 아이는 셋, 첫째는 축구를 하고 둘째는 장애가 있다. 일을 더 해야만 했다.

정연 씨는 일당으로 택배 상하차 알바를 17일 동안 했다. 그동안 하루 단위로 고용보험에 가입돼있었다. ‘19.12~’20.1월 고용보험에 10일 이상 가입돼있으면 지원 대상이 안 된다. 반대로 ‘19.12~’20.1월 고용보험에 가입돼있지 않다가 생계 곤란을 이유로 다른 일을 하면서 2월 이후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자료=고용노동부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홈페이지

대구시와 고용노동부 지원 기준이 다르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대구시는 3월 1일 자 기준으로 고용보험이 해지되면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의신청조차 할 수 없는 대상이라는 사실에 노동청에서 울기만 하다 나왔다.

“몰랐죠. 택배 하루 알바인데 고용보험이 들어갔다고는 생각을 못 했구요. 저희는 3월부터 수업이 없었는데 뜬금없이 작년 12월, 1월을 고용보험 기준으로 하는 거도 억울한 데다가 저는 방과 후 수업 하면서도 부수적인 수입이 더 필요해서 택배 알바를 한 거잖아요. 저 같은 사람이 못 받는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노동청에 가서 울었어요.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17일 동안의 고용보험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 오히려 독이었다. 일반 직장인처럼 실업급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재취업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본업은 여전히 재개될 기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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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가는 만큼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손님도 줄었다. 사람들은 불필요한 외식이나 회식을 하지 않았다. 대리운전 기사들을 픽업해가는 ‘커바차’도 운행을 중단했다. 드문드문 있는 손님이라도 태워 한 푼이라도 벌면, 택시비로 다시 나갔다. 줄어든 수입에도 대리운전 업체에 내는 프로그램비와 보험비는 고정적으로 나갔다. 더구나 3월은 1년에 한 번 보험 갱신 기간이다.

출근해서 한 콜도 못 받은 날도 있다. 한 콜이라도 받으면 다행이다. 3~4월 동안 창현 씨가 받은 콜은 한 달 평균 70콜을 겨우 넘겼다. 하루 평균 2명꼴이다. 작년 12월 전체 콜 수가 127콜이었다.

“대리운전 일만 전속으로 했을 때 평소에 하루 7~8만 원 정도 버는 거 같아요. 대략 한 콜에 만 원 정도, 여기에 수수료랑 부대비용을 빼면 그것도 안 되죠. 평소에 버는 거에서 7~80% 줄어들었다고 보면 돼요. 이 일을 나오시는 분들이 넉넉한 분이 많이 없어요. 다른 일을 하면서 부업으로 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황창현 씨가 대리운전 업체에서 제공받아 확인한 2019년 12월, 2020년 3, 4월 일자별 콜 수.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를 보상하는 지원책이 하나둘 마련됐다. 3월 15일 대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건강보험료 납부하는 이들에게 긴급생계자금, 사업자 등록증이 있는 소상공인에게 소상공인생존자금, 코로나19로 피해가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업종에 사회적 거리두기 특별지원, 그리고 무급휴직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지원하는 지역고용특별지원 사업이 생겼다.

대리운전 10년 만에 나라가 해주는 지원은 처음이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였지만, 현실은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노동자였다. 그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니라 ‘정보이용계약’이다. 창현 씨는 법과 현실의 간극 사이에 있었다.

서류 적합 판정을 받은 창현 씨와 똑같은 형식으로 서류를 냈는데 보완을 요청했다는 동료의 이야기도 들렸다. 특수고용형태가 다양한 만큼 서류 종류도 많았다. 특수고용형태가 맞는지, 지원 대상이 맞는지, 소득이 감소했는지 일을 하지 못했는지 등.

“행정기관에서도 처음 해보고 우리도 처음이다 보니 엄청 복잡했어요. 하도 서류가 복잡해서 진짜 애먹었습니다. 정부나 대상자나 똑같이 힘들었을 거예요. 공무원들도 많이 투입됐는데도 서류 심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예시라고 나와 있는 것도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웠어요. 자기 소득만 비교하는 게 있고, 종합소득세로 하는 것도 있고···.”

▲대구시 지역고용특별지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지원 안내(자료=대구경영자총협회)

창현 씨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본인 소득을 확인했다. 거리에 따라 이용 요금이 다르고, 매일 들어오는 콜 수도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소득을 파악하기 힘들다. 대리운전 업체에 소득을 확인하려는 기사들의 문의가 많아지자, 업체는 기사 정보와 일자별 콜 수, 총수입, 입금액, 서비스료 등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창현 씨는 소득이 지난해 중 제일 많았던 12월과 비교해 서류를 제출했다.

“하루에 몇 콜, 금액 얼마라는 걸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해봤어요. 예전에는 월별로 이렇게 상세하게 정리가 안 되어있었어요. 이걸 하나씩 받아서 월별로 평균 내고 작년 거랑 비교해서 서류를 만들어야 해요. 회사도 나름대로 고생한 흔적은 있죠. 그 정도는 업체에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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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2월은 잘 넘겼다. 신규 모집을 못 하니 수입이 줄어들긴 했지만 견딜만했다. 학습지 교사는 업체와 ‘위탁 계약’을 맺고, 과목 개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영업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개념이다. 신규 건은 인센티브가 조금 더 붙는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주5일 일 한다고 했을 때 월평균 150과목, 150~200만 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들 어려우니까 잠시만 견디면 될 거라고. 화상 수업을 빨리 시작한 덕분인지 당장 학습지를 중단하는 회원도 많지 않았다. 그저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모두가 기다렸다.

기다리는 마음처럼 코로나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4월부터 대구시가 특수고용노동자 지원금 신청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위기경보수준 ‘심각’ 단계 이후인 2월 23일부터 3월 31일까지 5일 이상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지난해 11월, 12월, 올해 1월 중 한 달과 비교했을 때 소득이 25% 이상 감소한 사람이 대상이다. 금희 씨는 이 기준에 맞지 않았다. 다행인지 3월 31일까지는 소득이 25%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금희 씨 수입 감소는 즉각적이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2월보다 3월에, 3월보다 4월에 더 많이 학습지를 그만뒀다. 2월보다 3월 수입이 약 7% 떨어졌다. 4월에도 3월보다 약 8% 정도 수입이 줄었다. 2~4월 수입은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았다. 수입은 2월부터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신규 창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회원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6월에서야 피해는 정부 기준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30%가 떨어졌다.

“처음에는 엄마들이 기다렸어요. 학습지 특징이기도 한데, 2월에는 학원도 문을 다 닫았기 때문에 아무 데도 갈 데가 없잖아요. 엄마들이 집에서 학습지라도 시키는 거죠. 그때는 오히려 퇴회가 많이 없었어요. 메르스 때도 1~2주 수업을 못 갔고 금방 다시 갔어요. 그런데 이건 한 달, 두 달 이렇게 되니까 점점 지치는 엄마들이 나오는 거죠”

▲소득 감소 기준과 비교 대상 기간(자료=고용노동부 긴급고용안정지원금)

6월부터 신청받기 시작한 고용노동부 지원금도 3~4월 평균 소득 감소를 기준으로 했다. 8월 중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다시 시작했다. 수입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계속 수입이 감소될 거잖아요. 지금 법으로는 누구도 그것까지 보상해줄 수 없는 거죠. 지금 그만두고 나가도 우리는 실업급여도 못 받으니까. 나가도 대책이 있어야 나가는 거지. 10년을 20년을 일해도 퇴직금도 없어요”

차라리 특수고용노동자가 아니었더라면 어땠을까. 구몬 소속 학습지 교사로 정해진 시간에 회사로 출근하고, 회사에서 판매하는 학습지 영업 교육을 받고, 그 학습지로만 수업을 나간다. 그런데도 노동자처럼 일하지만 근로 계약이 아니라 위탁 계약을 맺었으니 어쨌든 노동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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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정부는 제4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특수·프리랜서 등 고용취약계층에 50만~150만 원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영세 자영업자, 특고·프리랜서, 무급휴직자를 지원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신청이 예상보다 늘어나자 4,000억을 증액했다. 전체 신청 176만 건 중 59만 건(33.5%)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특고·프리랜서 노동자다.

대구시 특고·프리랜서 지원 사업에는 모두 3만 1,233명이 지원했고, 2만 9,124명이 지원금을 받았다. 총 지급액은 135억 6,000여만 원, 1인당 평균 46만 5,000원 꼴로 지급됐다. 방과 후 학교 강사 등 교육 관련 강사(27%), 보험설계사(22%), 학습지교사(6%), 스포츠강사(5%), 대리운전기사(4%) 순으로 집계됐다. 산후도우미, 이·미용사, 퀵서비스, 방문 판매 등 기타 분류가 31%로 가장 많았다. 지급 대상에서 탈락한 2,120명 중 절반가량인 1,018명은 고용보험 가입이 원인이다. 정연 씨처럼 또 다른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가는 이들이다.

기타 분류 : 장례도우미, 웹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채권 추심사, 딜러, 퀵 서비스, 학원 차량 운전사, 예체능 강사, 바둑 강사, 산후도우미, 부동산 관련 업종, 이·미용사, 도배사, 리서치 조사원, 전화 상담사, 바리스타, 운동선수, 목욕관리사, 작가, 웨딩 업종, 통역사, 성악가 등 예술인, 방문 판매원, 매장 판매원, 문화해설사, 행사 안내 도우미, 호텔 등 안내 데스크, 매장 관리자, 주차 요원, 전자제품 수리 기사, 쇼호스트, 기자 등

정연 씨는 고용보험이 못마땅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입된 고용보험 때문에 지원금을 받지 못했으니 말이다. 반대로 금희 씨는 고용보험이 없어서 10년을 일해도 아무런 사회보장을 못 받는다 걸 알고 있었다. 일한만큼 안정적으로 고용보험을 가입할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1987년이었다. 대학생이던 금희 씨는 맹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 200만 원, 당시 한 한기 등록금이 69만 원이었다. 금희 씨는 “그때 우리 아버지가 자영업자라서 의료보험이 없었어요. 그 기억이 생생해요”라고 말했다.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를 시작으로 한 의료보험은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으로 확대됐다.

▲학습지 교사 이금희 씨

“전 국민 고용보험 얘기가 나왔을 때 ‘이거다!’ 생각했어요. 요즘은 의료보험이 다 되잖아요. 전 국민 의료보험도 된 지 얼마 안 돼요. 물론 저는 지역가입자로 더 많이 내지만 그 혜택을 받잖아요. 만약 제가 일하다가 코로나 걸려서 이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오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전  국민이 일자리가 줄어들고 비정규직 일자리만 자꾸 생기는 상황에서 그냥 밖으로 내던져지면 굶어 죽는 거예요” – 이금희

우리는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이 대표적인 한국의 사회보장제도라고 배운다. 고용보험은 실직 전 180일 이상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실업급여를 제공한다. 일정 기간 급여를 지급해 실업으로 인한 생계 불안을 완화하고, 재취업을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구직급여, 취업촉진수당 등이다.

하지만 13년을 일한 금희 씨도, 15년을 일한 진희 씨도, 10년을 일한 창현 씨도, 7년을 일한 정연 씨도 당장 일자리를 잃으면 기댈 곳이 없다. 고용보험이 보장하는 출산전후 휴가와 휴가급여, 육아휴직도 없다. 퇴직금도 없고, 사용주가 부담하는 산재보험도 본인이 개별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노동자인 듯 노동자 아닌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기 때문이다.

“저희는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일이 없잖아요. 일이 없어졌으니까 실업인데, 우리는 실업이 아니에요. 좋게 말해 프리랜서고 특고지 미화시키는 말이죠. 우리는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하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우리가 만약 고용보험을 들었다면 지금 실업급여라도 받았을 거 아니에요. 밖에 나와서 기자회견하고 생계보장해달라고 할 필요도 없었지 않을까요. 저희가 고용보험에 가입 못 하는 직군인지 처음 알았어요, 솔직히. 열심히 일한 만큼 월급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태가 되고 깨달은 거죠. 지금이라도 우리도 고용보험에 가입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노동자로 인정받느냐 마느냐 같아요, 이게.” - 김진희

진희 씨는 정연 씨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데도 하루짜리 고용보험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마련된 고용노동부 지원에서 탈락했다. 고용보험에 180일 이상 가입해야 보장을 받을 수 있는데 고용노동부가 왜 ‘고용보험에 10일 이상 가입’으로는 제외 기준을 정했는지 모를 일이다.

▲방과 후 학교 강사 김진희 씨

“요즘 회사원 아니면,직업을 하나만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우리 선생님들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일 하는데도, 고용보험이 있으면 특고 지원금을 못 받았어요. 방과 후 강사 일하고 다른데서 또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한쪽 일이 무너지면 이것도 보장해줘야 한다고 봐요. 그 일을 다 해야 생계가 가능한 거잖아요. 그런 부분이 제도화로 보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고용보험이 지금의 제도 모양이랑 좀 다르게 가야 안 되겠나 싶어요” – 김진희

지난 5월 국회는 예술인을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고용보험법 일부개정안을 통과했다. 당시 고용노동부 브리핑에 따르면, 특고·프리랜서, 소규모 사업장의 임시·일용 노동자, 경력단절 여성 등 전체 취업자 2,656만 명 중 절반이 고용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뒤이어 특수고용노동자를 고용보험에 당연 가입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지난 9월 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구체적인 특수고용노동자 적용 대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개정된 고용보험법에 적용되는 예술인과 특고노동자의 실업급여 요건은 기존 노동자보다 제한적이다. 비자발적 이직이라는 사유는 같지만 기존 노동자는 이직 전 18개월 중 피보험 기간이 180일 이상인데 비해 예술인은 이직 전 24개월 중 피보험 9개월 이상, 특고노동자는 이직 전 24개월 중 피보험 12개월 이상을 가입해야 한다. 출산전후급여도 지급되는데 구체적인 지급 요건과 수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 국민이 고용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 3개월 남았다. 정의당은 정부의 고용보험 개정안이 ‘반국민 고용보험’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은 지난 9일 (초)단시간 임금노동자, 특수고용형태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모두 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근로계약, 용역계약 등 형식이나 명칭과 상관없이 계약 관계로 이루어지는 실질적인 노무제공자를 모두 적용하자는 거다.

정부안에 따른 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되는 특고노동자 직군은 현재 산재보험 적용 직종과 형평성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특고노동자는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14개 직종뿐이다. 대구시 특고·프리랜서 지원금을 받은 이들 중 기타로 분류된 직종이 가장 많았던 것을 보면, 이번 개정안으로 고용보험을 적용받는 특고노동자는 아주 일부다.

▲지난 6월 22일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대구 발안위원회’를 발족 기자회견

금희, 진희, 창현 씨는 진보당과 함께 직접 ‘전 국민 고용보험’ 입법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6월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대구 발안위원회’를 발족했다. 고용보험 가입 대상에 ▲주 15시간 미만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무급가족종사자도 포함했다.

이들은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청원 등록 후 100명이 찬성하고, 요건 심사 후 청원이 공개되면 30일 이내에 10만 명이 동의하면 관련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지금은 정부가 예산을 풀어서 일시적으로 경제가 돌아가고 있잖아요. 내년에도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다면 공황에 버금가는 상황이 올 거 같아요. 대량 실업, 정리해고 이런 게 횡행해지지 않겠나. 회사나 직장에서 내쫓기는 분들이 진입 장벽이 낮은 대리운전, 택배 같은 쪽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많아요. 구직 경쟁이 심해지면 우리 기사들도 어느 순간 실업이 내몰리겠죠. 당장은 몰라도 1~2년 뒤에 고용보험이 절실해지는 순간이 올 거 같아요” – 황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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