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민주당 지방의원 논란, 치열한 내부경쟁 없던 탓“

대구 지방의회 2년 평가 좌담회 열려

18:54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역대 유례 없는 성과를 냈다. 대구시의원 5명을 배출하고, 각 구·군 기초의원도 50명을 배출했다. 수성구의회는 의석 절반을 차지해서 대구·경북에서 처음 민주당이 1당 지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은 기초의원 2명을 제명했고, 1명은 음주운전으로 자진 탈당했다.

최근에는 이진련 대구시의원을 시당 윤리심판원에서 제명했고, 달서구의원 다수도 내부 분란으로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직후 선거법 위반으로 일부가 당선무효된 후로는 이렇다할 논란이 없는 것과 대비된다.

김동식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차이를 치열한 내부경쟁의 여부로 진단했다. 김 의원은 14일 대구참여연대와 대구의정참여센터, 뉴스민이 주최한 대구 지방의회 2년을평가 좌담회에 참석해 “국민의힘에선 없는 사건, 사고가 왜 민주당에서 일어나느냐, 저는 국민의힘 내부 경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기초·광역의원의 안 좋은 문제로 언론에 오르내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내부경선을 치르면서 온갖 논란이 걸러지고, 그걸 돌파해내지 못하면 공천을 못 받기 때문에 살아남는 법을 익힌 사람들이 공천을 받고 의원이 되지만, 우리는 이제부턴 달라지겠지만 이전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부경쟁 없이 대부분 공천이 됐고, 그래서 거름망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게 아쉬움”이라며 “앞으로는 치열한 경선을 해야 할 테니 경선 과정에서 거름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후 교육 과정도 중요하지만 본인 스스로 윤리적으로 자격이 있는지도 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정희 대구 북구의원도 김 의원 의견에 동의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이지 않는 법’을 걸 터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부 경선 등을 거치면서 역량을 검증받고, 특히 의정활동에서 어떤 건 해야 하고, 어떤 하지 말아야 할지, 어떤 건 보이지 말아야 할지를 터득하고 있더라”며 “그에 비해 민주당은 현실 정치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구분을 못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 대구의정참여센터, 뉴스민은 14일 대구 지방의회 2년 평가 좌담회를 열었다.

외부의 평가도 비슷했다. 김성년 수성구의원(정의당)은 “제가 누구랑 술을 많이 먹을까요 하면 당원들은 민주당 의원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느냐고 하는데 특별히 그렇진 않다. 비슷하다. 정치적 가치관과 사람의 인품이 동일한 건 아니다. 민주당의 인품이 안 좋다는 의미보단 국민의힘 의원들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김 의원은 덧붙여서 정당의 책임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당 공천, 정당 정치다. 그렇다면 추천 후 마무리까지 정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의원이 문제가 된다면 사후에 관리를 해야 한다. 정당이 공천했으니 당의 말을 듣도록 해야 하고,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경원 대구시의원(국민의힘)은 “개인적으로 저는 의원이 되기 전에 정당 생활을 10년 정도 했다. 시당 청년위원장 활동을 5년 했다. 잘 알듯 국민의힘은 대구, 경북에선 경선이 본선”이라며 “민주당은 지난 선거에서 바람이 불어 대약진했지만 이전엔 후보로 나올 사람이 없었다”고 치열한 내부경쟁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개인적인 자질 문제도 있다고 본다. 갑질, 여성비하 발언, 음주운전, 마을기업 차량 자가용으로 이용하는 일 같은 건 의원이라면 누구나 해선 안 되는 일일텐데 그걸 무심하게 한 건 자질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민주당 대구시당이 문제 있는 의원들을 처리하는 건 국민의힘 보다 잘하는 것 같다”며 “가차 없이 제명한다든지 강한 조치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민주당이 1년 반 정도 남은 지방선거의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우진 경북대학교 교수(정치외교학)도 “국민의힘은 오랫동안 대구에선 여당이었다. 그래서 권력형 비리가 많고, 민주당은 후발 주자이다 보니 후보자 퀄리티 컨트롤(자질 관리)이 안 됐다”며 “본격적인 시험은 이제부터라고 본다. 후발주자로서 민주당이 지역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는 냉혹하다. 민주당이란 상품을 구매했는데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더 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