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또’…한국게이츠 이어 홈플러스 대구점도 폐점, “규제 필요”

올해만 4곳 폐점...'저강도 구조조정'으로 고용불안 지속
노조, "노동자 생존권 위협하는 부동산 투기 규제해야"

13:25

한국게이츠 폐업에 이어 홈플러스 대구점이 폐점을 공식화하자 해외 사모펀드의 이른바 ‘먹튀’ 행위를 정치권에서 나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30분 마트산업노조 대구경북본부는 대구시 북구 홈플러스 대구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는 홈플러스 1호점 대구점 폐점 매각을 철회하고,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라”며 “대구시도 MBK의 부동산 투기 규제에 적극 나서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대구점 자산유동화 확정을 발표하면서, 대구점 폐점 매각을 확실시했다. 홈플러스는 내년 연말까지 대구점을 운영할 예정이며, 직원들을 인근 점포로 순환 배치하는 등 전 직원 고용보장을 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고용안정 약속에도 노조는 이번 폐점 매각으로 마트 사업을 점차 축소하는 ‘저강도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만 대구점을 포함해 경기 안산점, 대전 방탄점과 둔산점 등 4개 점포 폐점을 결정했다.

특히 노조는 이번 폐점 매각이 마트 사업을 위한 투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로 이어질 것으로 의심되는 점도 꼬집었다. 지난 12일 상업지역 내 주거용 용도 용적률 합계를 400% 이하로 제한하는 ‘대구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안’ 심사가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유보되자, 바로 다음 날 홈플러스가 대구점 매각 소식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투기자본 MBK가 마트 사업에 투자해 이윤을 창출할 것을 포기하고 매장을 팔아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부동산 투기꾼에 지나지 않는 행위다. 이미 안산점은 안산시의 용적률 제한 조례가 통과되었고, 서울 노원구 중계점은 주민 반발로 신규 아파트 건설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며 “대구시도 MBK의 부동산 투기 규제에 적극 나서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폐점 매각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모펀드의 이른바 ‘먹튀’ 행위에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플러스 소유주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다. 앞서 지난 7월 말 폐업한 한국게이츠 지분은 미국게이츠(51%)와 일본니타(49%)가 갖고 있는데, 미국게이츠 최대 주주는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노동자는 회사를 지키려고 하고 사모펀드 자본은 떨쳐내려고 하고 있다. 지금까지 족쇄도 없이 사모펀드 투기자본이 맘껏 놀았다면 이제는 안 된다”며 “투기자본에 분명하게 족쇄를 채워야 할 때가 왔다. 그 족쇄는 노동자와 국민에게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아 민주노총 대구본부 사무처장도 “지역에서 코로나19로 많은 노동자가 잘려 나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며 “정치권이 제도와 행정 조치로서 규제하지 못한다면 노동자들의 불안은 매년 반복될 것이다. 민주노총은 한국게이츠 문제와 더불어 홈플러스 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대구점은 국내 홈플러스 첫 매장이다. 지난 2018년 창고형 매장(홈플러스 스페셜)을 처음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노조에 따르면 대구점 직영 직원은 85명이다. 여기에 협력 업체, 입점 업체 등을 포함하면 대구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7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기사=홈플러스 첫 매장 ‘대구점’ 폐점 추진···노조 반발, “대량 실업 위기”(‘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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