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의회 여성 의원들, “성희롱 발언 의원 사퇴하라”

여성 의원 7명, A 의원 검찰에 고소
B 의원 2차 가해 주장도 나와..."A, B 의원 윤리위 회부"
윤권근 의장, "사과...재발 않도록 대책 마련"

15:14

달서구의회 여성 의원들이 최근 여성 기자를 성희롱했다는 의혹을 받는 A 의원과 사건 무마를 시도한 다른 B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달서구의회는 두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달서구의회 여성 의원들

13일 오후 1시 30분 달서구의회 여성 의원 7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희롱 및 여성비하 발언을 한 의원과 이를 무마하려 한 의원은 공개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달서구의회 여성 의원은 김귀화, 김정윤, 이신자, 홍복조(더불어민주당), 김화덕, 조복희(국민의힘), 안영란(무소속) 등 7명으로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검에 A 의원을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기자회견에는 윤권근 의장이 직접 참석해 사과했고, 박재형 기획행정위원장, 원종진 경제도시위원장, 정창근, 박정환 의원(국민의힘)도 함께했다.

이들은 “우리 의회를 출입하는 기자가 A 의원으로부터 원색적인 성희롱적 발언을 수차례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A 의원이 다른 여성 의원들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했다고 한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단순 비하 발언을 넘어 지방자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초유의 사건이다. 하물며 구민의 대표인 구의원이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주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달서구의회 여성 의원들과 함께 참석한 의원들

특히 또 다른 B 의원은 피해를 주장하는 기자에게 직접 전화해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B 의원이 ‘의회를 대표해 전화한다’, ‘저를 봐서 좀 덮어주소’ 등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한 것은 동료 B 의원의 행태”라며 “이러한 B 의원의 행태에 해당 기자는 2차 가해를 당했다며 우리 여성 의원들에게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윤권근 의장은 “이러한 사태가 생긴 것에 대해 의장으로서 사과를 드린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저도 여성 의원님들과 함께 대책을 강구할 것이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장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의원 대표인 조복희 의원도 “저희 의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송구할 따름이다. 저희 여성 의원님들이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어젯밤 늦게까지 의논했다. 어떻게 하면 구민에게 죄스러운 마음을 씻을까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달서구의회는 이날 오후 5시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 또 다음 주 중 임시회를 소집해 A, B 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10일 달서구의회에 출입하는 한 여성 기자는 A 의원에게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A 의원은 일상적인 농담을 주고받았을 뿐 성희롱은 아니었다면서도 직접 사과를 했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기자가 오히려 자신에게 앙심을 품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대구 달서구의원, 여성 출입 기자에 성희롱 발언 논란(‘20.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