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환경미화원 ‘주간작업·3인 1조’ 안 지키는 조례안 추진 논란

박정권 수성구의원, "주간 근무 대책 강구해야"
행감서 '한국형 청소차' 도입 등 안전 조치 주문

16:21

최근 환경미화원이 새벽 근무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가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수성구가 환경미화원 안전기준 예외 규정을 두는 조례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 23일 박정권 수성구의원(더불어민주당, 범어1·4, 황금동)은 자원순환과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환경미화원 안전기준 예외 규정을 추가하는 개정 조례안에 대해 꼬집었다.

수성구가 지난 10월 입법예고한 ‘대구광역시 수성구 폐기물관리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관련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주간작업 원칙 ▲3인 1조 근무 원칙 등을 예외로 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한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31일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환경미화원 주간작업 원칙, 3인 1조 근무 원칙 등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수성구가 정한 예외 사유는 폐기물을 시급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주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소각·매립 등 처리시설 반입시간대 및 운반거리 등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 기계적 수거장치를 사용하는 경우 등이다.

제14조의4(생활폐기물 수집·운반 관련 안전기준) 구청장은 시행규칙 제16조의3제2항에 따른 안전기준(이하“안전기준”이라 한다.)을 준수해야 한다. 다만, 시행규칙 제16조의3제2항제3호의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1. 폐기물을 시급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주민생활에 중대한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2. 소각‧매립 등 처리시설 반입시간대 및 운반거리 등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

3. 기계적 수거장치(자동상차장치 부착차량, 집게차량 등) 사용하는 경우

4. 적재중량이 1톤 이하의 차량 등을 사용하는 경우

5. 그 밖에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이같은 예외 규정을 두면 사실상 환경미화원 주간근무와 3인 1조 근무가 불가능해진다. 현재도 환경미화원은 주간근무 근로계약을 맺지만, 주간 작업 시 정해진 시간 내에 쓰레기 처리가 어렵고 이에 따른 주민 불편 발생을 이유로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 또, 공휴일에는 쓰레기 매립장이 오전 11시에 문을 닫는 문제도 있다. 결국 환경미화원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한 환경부 시행규칙을 예외 규정을 통해 야간근무를 합법화하는 꼴이다.

▲박정권 수성구의원(뉴스민 자료사진)

박정권 의원은 “기존에도 주간근무를 못 했는데 예외 규정이 있으면 명분이 생긴다. 예외 규정을 조례에 위임하고 있으니 가능한 건 사실이지만, 어떻게 보면 해석하기 나름”이라며 “현실적으로 주간근무에 따른 민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상위법에 따라 최대한 권역별, 지역별로 주간근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야간근무를 해야 한다면 안전 조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환경미화원 안전 조치 강화를 위해 주간근무, 3인 1조 근무 원칙을 지키는 것은 물론 ▲한국형 청소차(저상형) 도입 ▲야간근무 차량 경광등 설치 ▲쓰레기 처리 시설 야간 개방 등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야간근무 시 안전 교육이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고, 한국형 청소차 구입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내년도 내구 연한이 도래하는 청소차 5대부터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집행부로부터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수성구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한국형 청소차 도입은 현재 검토 중이고, (환경미화원 사망 사고 이후) 안전 조치 대책은 종합적으로 강구하고 있다”며 “조례 개정은 별개로 상위법 개정에 따른 사항으로, 예외 규정을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일 새벽 3시 43분 수성구 범어동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던 환경미화원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구지역 구·군청 환경미화원으로 구성된 지역연대노조는 한국형 청소차 도입, 문전수거 인력 보강, 주간근무 원칙 등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기사=청소차 뒷발판 제거 만으로 환경미화원 안전 지켜질까?(‘20.11.13))

▲지난 6일 새벽 3시 43분 수성구 범어동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던 환경미화원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대구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