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용시장 불안한데···대구시, DTC 20% 인력 감축 협약 추진

대구시, “고용승계 80%는 표준 협약안···코로나19로 섬산연 경영 어려워”

18:34

코로나19를 이유로 한 해고 및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시가 시설을 수탁 운영하는 기관의 인력을 줄이도록 하는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운영 위탁을 추진하면서 수탁자가 기존 인력의 20%를 감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약안을 내놨다.

대구시가 지난 9월 대구시의회에 제출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 관리 운영 민간위탁 동의안을 보면 대구시는 새로 선정되는 DTC 수탁자가 기존 직원의 80% 이상만 고용승계 할 수 있는 협약안을 준비하고 있다. 바꿔 말하는 20%까지는 고용승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이는 대구시가 지난 2017년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대경섬산연)와 DTC 위수탁 협약을 맺을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고용을 유지하도록 한 협약안보다도 후퇴한 내용이다. 대구시는 80% 고용 유지가 협약안에 포함된 건 2018년 12월 대구시 민간위탁 지침이 변경되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경제국 섬유패션과 관계자는 “2018년 12월 지침 변경 이후 만들어진 대구시 민간위탁 협약서 표준안에 모두 동일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변경 없이 그대로 협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2017년부터 3년간 대경섬산연과 맺은 수탁 협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지난 10월 16일 수탁기관 모집 공고를 시작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수탁기관은 이번에도 대경섬산연으로 선정이 됐고, 민간위탁심의위원회 심의와 협약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경섬산연의 경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공공기관 임대료 감면 정책에 따라 수익이 대폭 감소했고 그에 따라 인력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대구시에 요청한 상태다. 상황에 따라선 80%보다 더 적은 인원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섬산연이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음에 따라 대구시는 민간위탁심의위원회를 통해 인력 감축 계획의 적절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대구시 협약안이 알려지면서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대구시가 대구섬산연을 수탁자로 내정하고 위탁사무 관련 노동자 고용승계를 전원이 아닌 80% 이상으로 해 섬산연에 노동자 감축, 해고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며 “DTC 노동자 모두에 대한 고용승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지부와 대구경북민주공공노조협의회도 공동 성명서를 통해 대구시가 고용불안을 조장하는 DTC 위탁계약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운영비는 동일하게 12억 원 책정되었지만 기존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대구시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