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풍자로 카바레티스트 김주권의 “쓰레기통 콘서트”

18:31

지난 22일~23일 대구 남산동 인쇄골목 소공연장 고리아트센터에서 ‘카바레트(Kabarett)’공연단 ‘카바밴드’의 콘서트가 열렸다. 카바레트는 1901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소규모 정치풍자 무대예술’이다.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 어느 한 부분에 고착되지 않은 새로운 예술형태로, 해학적 요소를 추구하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바밴드(왼쪽부터 김다현, 박시연, 김주권, 김영건, 김승민, 조광형)
▲카바밴드(왼쪽부터 김다현, 박시연, 김주권, 김영건, 김승민, 조광형)

카바밴드는 한국인 1호 카바레티스트 김주권 씨가 대표로 있는 한국카바레트연구회(대구, 2009년 설립)의 전문공연단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조명이 켜지고 5인조 밴드와 카바레티스트의 ‘베사메 무쵸-포르 우노 카베자’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무대로 눈길을 돌렸다.

노래를 마친 김주권 씨는 “현대인은 삶 속에서 자신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면서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 현대인에게는 크게 두 가지 스트레스가 있다. 첫째 번아웃 신드롬(Burnout Syndrome)과 둘째 수직적 인간관계이다”라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객석에서 호박엿 사탕이 무대로 날아왔고, 카바레티스트는 무대 앞에 놓인 맥주병을 땄다.

이어서 ‘진주조개잡이(Pupu o’ewa)’, ‘고엽(Les feiullier mortes) ‘, ‘키사스(Quizas)’, ‘사랑이라는 병(La maladie d’amour)’, ‘송어(Die Forelle)’, ‘보리밭’ 등 14곡을 연주했다. 게스트로 나선 추영경은 ‘오 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ino caro)’ 외 2곡을 불렀다.

▲관객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 김주권과 게스트 성악가 추영경
▲관객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 김주권과 게스트 성악가 추영경

두 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고 만담을 이어갔다. 관객들도 호박엿을 던지며 야유를 보내고, 칭찬과 박수로 공연에 참여했다.

김주권 씨는 “카바레트는 선술집에서 열리는 공연이다. 한국도 술자리에서 정치비판을 많이 하지 않느냐. 그걸 무대로 올리고 술과 음식은 그대로 허용하면 된다.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고 유머와 풍자를 통한 비평이 있는 공연”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 총 10회 정기공연으로 카바레트를 알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