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텍스타일콤플렉스 수탁 거절 의사 밝혀

‘고용유지’ 조항 협약서 제외 요청 부결되자
대구시에 거절 의사 밝힌 것으로 확인돼
대구시 핵심관계자, “수탁자 열어놓고 고민”

09:54

2014년부터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를 대구시로부터 수탁해 운영해오던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이하 대경섬산연)가 최근 수탁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대구시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경섬산연이 수탁 거절 의사를 밝힘에 따라 대구시는 위탁 기관을 새로 선정하는 절차를 고민하고 있다.

대구시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대경섬산연 측은 대구시 민간위탁운영위원회에서 섬산연이 요청한 협약서에서 고용승계 유지 조항 제외를 승인해주지 않자, 수탁을 계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대구시에 전달했다.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위수탁계약을 체결할 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유지’를 하는 내용을 협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단 고용승계 논란이 있으면 위탁기관(대구시) 내에 설치된 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섬산연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임대 수익이 주는 등 DTC 운영 어려움이 있다면서 가이드라인의 고용승계 및 유지 적용을 제외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2014년부터 DTC를 수탁 운영하고 있다. 2018년 체결한 두번째 위수탁협약이 올해로 만료됨에 따라 대구시는 2021년부터 운영할 새로운 수탁자 선정 과정을 진행 중이다. 대경섬산연만 단독으로 수탁자 모집에 응한 후 절차가 진행 중이었지만, 최근 섬산연 측이 수탁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시는 지난 2일부터 4일 사이 서면으로 대구시 민간위탁 운영위원회를 진행해 대경섬산연 측이 요청한 안건을 심의했다. <뉴스민>이 확보한 운영위 심의결과를 보면 대구시 민간위탁 운영위는 일부 고용승계 미이행을 허용하는 부대의견을 달았지만, 안건은 부결했다.

민간위탁 운영위는 “수탁기관 입장에서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 및 권고지침을 반드시 이행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 수 있겠으나, 객관적인 평가기준과 근거가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괄적인 전원 승계 불가 방침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익창출이 어려우나 사업이 1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사업 추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 적용 여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존 위탁계약에 대한 재계약으로 수탁기관(대경섬산연)이 제시한 사항은 고용승계를 적용하지 아니할 특별한 사정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직구성원의 관리 및 통제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되지 않는 상황 하에서 일방적인 100% 고용승계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고, 또 다른 합리성의 문제와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명확한 평가 기준 마련을 통한 효율적 인력관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를 달면서 100% 고용승계가 아니라 80~90% 고용승계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경섬산연은 민간위탁 운영위 결정 이후 대구시에 수탁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대경섬산연이 대구시로부터 받는 운영지원금이 적고, 고용 유연성을 허용해주지 않는다는 점에 반발해서 수탁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경섬산연이 수탁 거절 의사를 밝힌 만큼 열어놓고 다른 수탁 기관도 찾고 있다고 전했다.

DTC는 2012년 착공해 2014년 완공, 2015년부터 개관했다. 대경섬산연은 2014년부터 3년 단위로 대구시로부터 DTC를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위수탁계약이 올해로 마무리되고 내년부터 새로 수탁하면 3번째 수탁을 하게 된다. 대구시는 지난 10월 위탁 계획을 의회에 의결 받고 수탁기관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차 공모에서 대경섬산염만 지원하면서 재공모를 했지만, 재공모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대구시의회는 최근 운영위탁금 12억 원을 의결했다.

대경섬산연은 2002년부터 상근(상임)부회장을 두고 있는데 이 자리는 대구시 퇴직공무원들이 돌아가며 맡고 있다. 1대 권혁도 부회장은 대구에서 공직생활을 하다가 퇴직한 인물이고, 2대 김기호 부회장은 대구시 교통국장, 북구 부구청장 등을 지냈다.

3대 이태희 부회장은 대구시 종합복지관장, 4대 황만호 부회장은 대구시의회 의정담당관, 5대 최해남 부회장은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을 지냈다. 6대 이상현 부회장은 대구시 과학기술정책관, 7대 배기철 부회장은 동구 부구청장을 지냈다. 현 8대 최희송 부회장도 남구 부구청장을 퇴직한 후 부회장직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