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현장에서] (13) 대구굿즈 권찬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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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아성’,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꼴찌’,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 대프리카’

대구를 나타내는 수식어들이다. 부정적인 시선은 꺼려지는 도시 브랜드를 낳았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최초 유행 지역라는 이미지도 강해졌지만, 이전에도 ‘대구 여행’은 타지에서 조금 낯선 말이다. 경기장, 컨벤션센터 등 행사 참석을 위해 대구를 들른 이들은 건물과 건물을 오가며 바삐 움직인 기억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구는 볼거리와 먹거리 등 즐길 거리가 많다. 대구의 랜드마크가 된 83타워와 앞산을 비롯해 불로동 고분군, 억새밭이 흐드러진 대명유수지, 도심 한복판의 거대한 밤 풍경을 빚어내는 수성못, 찜갈비와 무침회, 따로국밥, 뭉티기 같은 먹거리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권찬주 대구굿즈 대표는 “친근한 대구의 굿즈로 대구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체디자인연구소)

주식회사 대구굿즈는 대구를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념품에 입혀 콘텐츠로 만든다. 지역을 홍보할 수 있는 문화 관광상품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지역의 랜드마크를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일상적인 디자인에 메시지를 입힌다. 예를 들어 대구 관광명소나 특정지역을 표현할 때 아기자기한 캐릭터나 특이한 글씨체로 세련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지역 대표 보호 생물종인 수달을 캐릭터로 구현해 친근감을 높였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멸종위기 동물이다. 지난해 대구시가 수달 서식 관련 조사를 벌인 결과, 신천과 팔거천 등에 수달 20마리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중한 수달과 그 친구들을 표현한 캐릭터를 ‘대구굿주(ZOO)’로 이름 붙여 디자인 출원한 상태다.

대구굿즈 상품의 또 다른 강점은 상품에 지역색이 담긴 디자인을 입혀 의미만 부여하지 않고 실용성도 높였다는 점이다. 술잔이나 머그컵, 그립톡, 마그넷, 에코백 등 일상생활 용품으로 구성해 쇼핑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대구굿즈는 대구83타워 기념품관과 대구 강정보 문화관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매월 상품을 런칭하고 이 내용을 담은 분기별 소식지를 발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대구굿즈의 목표는 대구를 표현한 상품을 통해 대구에 대한 ‘좋은 감정’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그니처를 ‘대구 정신(Daegu Spirit)’으로 정했다.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은 90년을 넘어 IMF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낙동강 방어전선으로 대한민국을 지킨 보루가 됐던 곳,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화운동이 벌어진 곳, 경제발전을 이끈 산업화 출발점이 됐다는 것도 대구 정신의 근원이다.

권찬주 대표는 “역사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단합된 정신과 행동으로 이겨낸 도시가 대구”라면서 “올 초 촉발된 코로나19도 의료진과 대구 시민이 힘을 합쳐 잘 이겨냈다. 이를 기리기 위해 대구 정신을 강조한 프로젝트와 디자인을 굿즈에 새겼다”고 말했다.대구굿즈는 앞으로 지역 청년 디자이너, 예술가와 협업해 더 나은 콘텐츠와 기념품을 제작해, 대구를 더 친근한 이미지로 보여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