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현장에서] (14) 소셜멜로디 이한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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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티브 잡스), 페이스북(마크 저커버그), 구글(래리 페이지), 테슬라(일론 머스크).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기는 청년들을 창업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이들 창업자는 실업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청년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실 창업은 무모한 도전이다. 재벌 후계자도 아닌데 자기 힘으로 세계적 기업을 일궈낸다는 이야기는 허상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주식회사 소셜멜로디를 설립한 이한솔 대표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이다.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인디 뮤지션의 음향을 봐주는 일도 하던 이 대표는 인터넷과 지인에게서 들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야기에 흥미를 갖다가 막연하게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

▲이한솔 소셜멜로디 대표는 “지역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모여 힘을 합친다면 무모한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공동체디자인연구소)

사업은 대학생 때 전공한 실용음악과 연계한 공연 등 콘텐츠 기획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사업 방향을 틀게 됐다. 비대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소규모 공연 콘텐츠를 만들게 된 것.

소셜멜로디는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청년히어로 지원 사업 ‘오버컴(OVERCOME)’을 기획해 대구지역 힙합 뮤지션들과 협업했다. 사회적 비판이나 저항을 주제로 한 힙합에 코로나19 극복 메시지를 담아 영상으로 선보인 것이다. 이를 통해 대구 힙합 뮤지션을 온라인 홍보했다. 6월부터 한 달여 간 ‘멜로디가 흐르는 도시조성사업’을 통해 대구지역 댄스팀과 코로나19 생활수칙 캠페인도 벌였다.

또 대구시에서 제작한 코로나19 생활수칙송을 보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안무를 창작해, 서문, 칠성야시장에서 공연을 하거나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 선보였다. 이어 공기관 4대 폭력예방 교육의 일환으로 성인식 개선 관련 뮤직 드라마를 제작 중이다. 이 역시 뮤지컬 형식으로 배우나 뮤지션이 협업하는 프로젝트다.

이렇게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은 확장됐다. 뮤지션 지원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서 문화예술 전반의 다양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것으로 분야가 넓어졌다. 소셜멜로디는 향후 청년 뮤지션 앨범 제작 지원, 청소년 사회 인식 개선 문화예술 등 공공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2020년을 자신에게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난 해로 표현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기업의 대표가 되고 보니 너무 바빴어요. 법인 운영이나 세무, 회계 등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하나씩 배워가면서 작은 성공을 발판삼아 실로 구슬을 꿰어 가면 언젠가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아직 많이 어설프지만 조금씩 기업인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거겠지요.”

그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해주고픈 말이 있다. “특별한 사람이거나 획기적인 아이디어, 뛰어난 기술력이 없어도 창업은 가능해요. 다만 혼자서 뭔가 해보려고 하지 말고 협업하기를 권합니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손길은 많아요. 멘토링부터 마케팅까지 다양한 지원이 널려 있어요. 그렇다면 각자도생하는 것보다 공동체로서 힘을 모으는 게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