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현장에서] (15) 리메이드 이정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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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했으면 시작부터 막혀서 포기했을 겁니다. 법인 설립부터, 노무, 세무·회계 등 모든 게 생소했으니까요. 혼자 헤쳐나가야 했다면, 그만뒀을 거예요. 그런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는 분들이 있고, 분야는 달라도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분들에게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건실한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성장해야겠다는 용기도 얻었어요. 마음의 빚이 많이 생겼어요. 이제는 저도 사회공헌을 많이 해야겠지요.”

▲이정현 리메이드 대표는 “대졸 취업자 10명 중 3명은 전공과 관계없는 직장을 얻는다고 한다. 전공을 배우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새삼 전공을 살려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체디자인연구소)

주식회사 리메이드 이정현 대표는 대구에서 사진가로 활동해 왔다. 사회적경제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 이 대표가 사회적기업가를 꿈꾸게 된 건 대구의 예비사회적기업 ㈜정주하우징의 일을 맡게 되면서다. 정주하우징 김명찬 대표는 이 대표에게 “젊은 사람들이 사회적경제를 경험해봐야 한다”면서 적극 권유했다. 그 추천을 외면하지 못한 그는 엉겁결에 사회적기업에 도전하게 됐다.

“후회는 하지 않아요. 그 전에 개인사업자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됐거든요. 나만 잘살면 되는 삶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하는 일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게 되니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요.”

리메이드의 사업은 이 대표 전공인 사진 촬영에서 비롯됐다. 스튜디오와 사진 촬영 교육, 앨범 및 액자 제작, 홍보, 마케팅 등이 주요 수익 모델이다. 장애아동 교육을 기록 촬영하거나, 지역 작가들과 협업해 전시회를 2차례 열었다. 전시 작품을 엽서나 굿즈로 만들어 판매했다. 장애아동의 교육을 기록 촬영하는 일도 했다. 이 밖에 많은 사업계획을 세워뒀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사업을 실행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사진에서 영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비대면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리메이드는 이 사업을 통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진가나 사진작가를 꿈꾸는 이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받도록 힘을 보태는 게 목표다. 사진학과를 졸업해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해 온 이 대표가 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잡은 리메이드의 비전이다.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최저시급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환경에서 일했다.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지 못한 그는 전공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배워볼 요량으로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 힘든 타지생활에서 이 대표는 오히려 사진가로서 희망을 보게 됐다. 미국에서 사진 촬영이 고급기술로 인정되고 예술가로서 대우받는 것을 직접 경험하게 됐다.

사진가를 사진만 찍는 일을 하는 기술자로 대우하는 한국과 환경 자체가 달랐다. 3년 뒤 귀국했지만 대우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진가들은 몇 년째 같은 보수를 받고, “휴대폰으로 찍어도 잘 나와”라는 말을 듣게 되는 현실은 유학을 떠나기 전과 같았다.

“사진가는 홍보의 최전선에 있는 직업이기에 가치를 잘 알아줬으면 해요. 사진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을 들으면 가슴 아파요. 하지만 사진가를 바라보는 인식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후배들에게 대물림되고 있어요. 이런 환경을 당장 바꿀 수는 없겠지만, 나부터 바뀐다면 조금씩 판을 변화시키는데 힘을 보탤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열심히 일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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