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유엽이를 생각하면···”

신년 맞아 조촐한 추모 행사

18:06

나지막한 묘비석 옆으로 국화꽃다발이 놓였다. “지금도 유엽이를 생각하면···” 이지연 씨는 말을 채 다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5일 오후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오인된 후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숨진 고교생 정유엽 씨를 추모하는 이들이 경북 경산시 갑제동 경산성당 갑제묘원을 찾았다. 어머니 이지연 씨, 아버지 정성재 씨도 함께했다.

▲고 정유엽 씨 묘비석 옆으로 국화와 평소 그가 좋아했던 과자가 놓여있다.

고열과 폐렴 증세를 보여 코로나19로 오인 받고 적절한 의료 조치를 받지 못한 채 고등학생 정유엽 씨 가 지난해 3월 18일 숨졌다. 이후 정 씨의 유족과 경산 지역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정 씨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대책위(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서명운동과 토론회 등을 진행했다. (관련기사=코로나19 의료 공백으로 숨진 고교생 진상규명 대책위 추진(‘20.5.21))

대책위는 이날 신년을 맞아 정 씨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고 올 한 해도 정 씨가 죽음에 이르는데까지 확인된 의료공백 문제를 규명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간다. 이들은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이 해소되면 국회 토론회와 청와대 국민청원 같은 활동을 통해 실제적인 대책 마련 촉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엄정애 정유엽사망대책위 공동대표(경산시의원, 정의당)는 “유엽이가 햇살 가득한 곳에서 행복했으면 한다.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의도한 사람은 없다는데 의도한 것보다 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정성재 씨는 “유엽이가 떠나고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관심 갖고 함께 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사건 진상도 규명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 일을 올해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