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일본정부 배상 책임 첫 인정···이용수, “세계 평화 이제 시작”

"정부는 즉각 일본 정부와 피해자 개인청구권 협의 시작해야"

14:44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에 일본 정부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씨는 환영 입장을 내고 “세계 평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일본 정부에 법원 판결에 따라 피해자 구제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4민사부(재판장 김정곤)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일본 정부에 원고들에게 각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 일본 정부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일본제국은 침략 전쟁 수행 과정에서 군인의 사기 진작 및 민원 발생 저감, 효율적인 통솔을 위해 ‘위안부’를 관리하는 방법을 고안해내고, 이를 제도화하여 조직적으로 계획을 세워 역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위안소’를 운영했다”며 “원고들은 ‘위안부’로 동원된 이후 일본제국의 조직적이고 직·간접적인 통제 하에 강제로 일본군인의 성적 행위의 대상이 되었다. 또, 상시적인 폭력에 노출되었으며, 제대로 된 의식주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일본제국이 비준한 조약 및 국제법규를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쿄재판소 헌장에서 처벌하기로 정한 ‘인도에 반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행위는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또 법원은 지난 2015년 한일합의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원 판결 소감을 말하는 이용수(사진=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유튜브 갈무리)

판결이 나자 이용수 씨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유튜브를 통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 씨는 “너무 좋은 소식이다. 대한민국, 세계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저는 이제 하늘나라 할머니들에게 가서 할 말이 있다. 제가 이기고 온 게 아니라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이라며 벅찬 심정을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빨리 사죄해야 한다. 저는 포기하지 않겠다.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이 엄청난 문제를 확실하게 알고, 잊어서는 안 된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고 밝혀서 완전히 다정한 두 나라가 되길 바란다. 그러면 세계 평화가 올 거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정신대시민모임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판결이 중대한 인권침해의 경우 주권면제론을 제한하여 온 최근 여러 나라 판결의 경향에 따른 것으로 환영한다”며 “일본 정부는 즉시 더 이상 다툼을 중지하고 피해자 구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 정부와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에 대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양국 정부가 더 이상 협의를 하지 않는다면 양국 정부는 피해자들의 구제를 방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며, 이는 문명국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또, 피해자 구제와 인권 존중을 선언한 양국 헌법과 최고 법원의 판단에 저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 외무성이 더 이상 ‘이중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2011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을 존중해 협의를 물꼬를 터야 한다”며 “해결하지 못한 현안을 협의하여 피해자들이 살아 있는 동안 피해자 구제를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1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는 정부가 한일 청구권 협정 제3조에 따른 절차에 따라 해결하지 않는 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이후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는 피해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일협정’을 맺었다. 2019년 1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2015년 한일협정으로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 포기나 처분을 다룬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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