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모임 통한 감염 전파 이어지는데···밤 11시 영업시간 연장

행정부시장, “소상공인 큰 고통···‘2시간 연장’ 전문가 강력한 권고”

16:28

정부가 18일부터 5인 이상 집합 금지, 각종 다중이용시설 밤 9시까지 영업을 골자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연장하기로 했지만, 대구시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밤 11시간까지로 허용하는 완화된 거리두기 대책을 내놨다. 대구시는 소상공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한 대책이라면서 영업시간 연장으로 방역 위험 요소가 발견되면 즉시 되돌리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3단계 상향 조정 없이 코로나19 환자 증가 추이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하면서도 ▲감소세가 완만하고, ▲지역사회 감염이 너르게 확산되어 있으며, ▲전파력이 큰 겨울철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중 일부만 완화하는 수준에서 2주간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나 100인 이상(수도권 50인 이상) 행사 금지, 숙박시설 2/3만 사용 같은 조치는 전국적으로 예외없이 적용 하되, 거리두기 세부 내용은 지자체별로 자율성을 뒀다.

▲지난 11월 충남 천안시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 식당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거리두기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권우성 오마이뉴스 기자)

대구시는 중대본에 방침에 따라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는 그대로 이어가면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밤 11시까지로 늘리는 거리두기 방안을 16일 내놨다. 대구시는 유흥시설 5종 집합금지도 유흥주점(클럽, 룸살롬 등)과 콜라텍만 그대로 유지하고,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은 영업시간 같은 일부 수칙을 지키는 수준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식당, 카페도 밤 11시까지 실내 영업이 허용된다. 매장 좌석의 50%만 활용해야 하고, 2인 이상이 음료나 디저트만 주문할 경우 매장 내 머무는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는 조치가 뒤따르긴 한다.

실내체육시설 역시 밤 11시까지로 영업시간은 연장되고, 집합을 금지했던 무도장, 무도학원도 영업이 허용된다. 대구시는 파크골프장 같은 공공체육시설도 방역수칙 준수하에 운영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밤 9시까지만 실내 영업을 허용하도록 했고, 17일 현재까진 공식적으로 영업시간을 늘린 광역지자체는 대구시만 확인된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고위험 중점관리시설의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에 대한 전면해제 요구가 많이 있었으나 계속되는 지역감염 확산 우려와 소상공인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와 방역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되지만, 3차 유행이 위험시설 집단감염과 함께 개인 간 밀접접촉으로 인한 소규모 집단 전파 양상을 보여서 대구시의 완화된 조치가 자칫 잘못된 메시지로 전달될 우려는 남는다. 17일에도 개인 모임으로 인한 n차 전파로 11명이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근육통, 오한 증세로 13일 검사를 받은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역학조사에서 A 씨를 포함한 4명이 모인 모임 참석자가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외에도 해당 모임 참석자가 참석한 다른 모임 등 모두 4개 모임과 참석자 가족 중에서 확진자가 확인되어 A 씨를 포함한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4개 모임 중 1개 모임은 방역 지침을 어기고 7명이 모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 간, 가족 간 모임으로 인한 전파는 3차 유행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지적된다. 중대본이나 대구시도 여러 차례 이점을 강조하면서 개인 간 접촉을 최소한으로 해달라고 당부해왔다. 중대본에 따르면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분석했을 때 개인 간 접촉에 의한 감염은 지난해 11월 23.7%에서 12월 38.3%까지로 늘었다. 1월 현재에도 40.3%를 유지하고 있다.

채홍호 부시장은 완화조치로 인한 우려에 대해 “전문가 회의를 통해 대구시 방역 역량, 방역 상황을 볼 때 시간을 조금 더 연장해도 충분히 방역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지난해 2월부터 계속되는 방역 조치로 소상공인이 굉장히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도 감안해서, 조금이라도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서 2시간 정도는 연장하자는 전문가들의 강력한 권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채 부시장은 “대구시가 좀 더 나서서 점검을 철저히 하는 한편,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추가 확산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영업시간 연장으로 인해 추가적인 방역 위험이 발생하면 즉시 재평가해서 다시 되돌릴 수 있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17일 0시 기준으로 대구시에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15명이 확인됐고, 사망자는 지난달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1명이 숨지면서 모두 200명으로 늘었다. 새 확진자 15명 중 12명은 개인 간 접촉으로 인한 확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