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돈으로 자기 땅 농수로 낸 전 대구 동구의원 징역 ‘1년6개월’

대구지법, "지방자치제 정착 저해...죄질이 매우 좋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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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4 14:37 | 최종 업데이트 2016-02-05 12:11

신고 없이 상수원보호구역에 건축물을 불법 증축하고, 공무원을 압박해 농·수로를 정비토록 한 김 모(58) 대구시 동구의회 전 의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4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지방법원 제5형사단독부(부장판사 김승곤)는 농·수로 콘크리트 포장공사·수로관 설치 요구, 허가 없는 토지 용도 변경, 각종 서류 발급 등 불법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해 김 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본인 소유 토지(동구 미대동) 인접 농·수로 개설을 위해 공무원을 압박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했으며 ▲토지 용도를 불법으로 변경했고 ▲주택을 불법 증축하고 농사용 창고도 불법 용도변경 했으며 ▲공무원을 압박해 자신을 비난하는 주민들의 위법행위를 단속하도록 한 점 등이 인정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 씨는 비용 없이 자기 토지 주변을 정비하기 위해 구청 공무원을 압박했다. 인근 주민의 민원이 없었음에도 마치 주민 민원이 있었던 것처럼 꾸며 구청 공무원에게 지속적으로 정비를 요구했다. 해당 공무원은 김 씨의 요구를 마지못해 받아들여 인근 농로를 콘크리트 포장했고, 수로를 새로 설치하기도 했다. 이 사업에 2,400여만 원의 구청 사업비가 들어갔다.

또한 해당 토지에 구청의 허가 없이 축대나 토사 등을 쌓아 불법적으로 토지의 형질을 변경했다.

이외에도 김 씨는 허가 없이 이 지역의 농업용 창고를 주거용으로 용도변경 했고, 자신의 앞선 불법행위에 민원을 제기했던 인근 주민을 압박하기 위한 서류발급 등을 동구청에 요구하기도 했다.

김승곤 부장판사는 “(김 씨의) 범행은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을 저해하는 행위로 재질이 매우 좋지 않아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 형질 변경한 토지나 건물은 원상복구 했고 의원직을 사직한 점은 참작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 5선(3~7대) 의원인 김 씨는 판결 전인 지난달 14일 구속됐고, 25일 구의원직을 사퇴했다.

김 씨는 지난 1999년경부터 자신의 지역구(공산, 도평, 불로봉무) 내에 있는 토지를 매수한 후 그곳에 농업용 창고 등을 지어 추후 매각하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얻은 전력이 있다. 또한 2004년경에는 개발제한구역 내에 지은 창고를 주택으로 불법용도 변경해, 대구지방법원에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동종 범죄 전력도 있다.

허진구 동구의회 의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잘못을 시인하고 사표를 냈다. 개인적인 입장이라면 (김 전 의원이) 지난 5선 동안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사퇴 이후 징역형도 받았으니 앞으로 구의회에서도 유사한 일이 두 번 다시 없도록 할 것이다. 주민의 선택을 받은 대의기관으로서 그런 불미스러운 일은 누구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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