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0.2% 이상반응···사망자도 보고돼

경기도 요양병원 접종자 2명 사망···인과관계 조사중
대구 이상반응 12명, 경북 이상반응 4명 보고

19:05

경기도 의정부와 평택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2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숨진 사례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사망과 접종 사이 인과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백신 접종 대상인 65세 미만 중 요양병원 입원 환자는 앓고 있는 질환 정도가 심각한 단계일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가벼운 이상반응을 보인 접종자가 각 12명, 4명 확인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브리핑을 통해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2건을 공개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으로 전국의 백신 접종자는 모두 8만 7,429명이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인원 1,524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접종자 중 이상반응이 보고된 사례는 모두 209명(0.2%)이고 204명이 두통, 발열 등 경증 사례다. 중증 이상반응에 해당하는 아나필락시스(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 의심 사례는 3건이다.

사망자 2명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각 50대, 60대 남성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50대 남성 A 씨는 지난 2일 오전 백신을 접종했다. 접종 11시간 경과 후 가벼운 흉통, 메스꺼움, 호흡곤란을 호소하다가 3일 오전 7시경 사망했다. 60대 남성 B 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백신을 접종했고, 33시간 경과 후 발열과 전신 근육통 증상을 보였다. B 씨는 증상이 호전되기도 했지만 3일 오전 10시 숨졌다.

사망 사례가 발생했지만,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당부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세계 각국에서도 접종 후 기저질환이나 다른 원인으로 사망자가 다수 보고되었지만 조사 결과 현재 사용하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인한 사망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과도하게 불안감을 갖고 접종을 피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신고 사례에 대한 소상한 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통해 정보를 투명히 알려드려야 잘못된 인식이나 위험에 대한 부분을 바로 알려드릴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신속히 검토하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방대본이 공개한 국외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보고 현황을 보면, 영국에선 약 1,758만 명이 접종했고 402명이 접종 후 사망한 사례로 보고됐다. 독일도 약 245만 명이 접종하고 113명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캐나다는 약 104만 명이 접종하고 사망 사례는 6명이 보고됐다. 이들 중 백신과 인과관계 확인된 사망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

전문가 그룹에서도 섣부른 판단과 불안감 조성을 우려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3일 오전 개인 SNS에 “백신 접종 후에 사망은 백신으로 인한 사망과 다르다”며 “우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바로 백신 접종 후 사망에 대한 경쟁적 보도”라고 짚었다.

정 교수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일어나는 접종 후 사망은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적절히 다루기 위해선 언론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논란이 벌어지면 망자가 더욱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백신 부작용 검증을 위해선 부검과 역학조사가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 중 65세 미만은 더 심한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은 다른 명확한 사인이 있다”며 “논란이 커질 경우 망자의 가족과 망인도 더 힘든 과정을 겪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SNS에 “언론에 부탁을 드린다”며 “예상치 못한,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은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보도는 선정적인 제목을 달면 안 된다. 인과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유보적 태도의 보도가 되어야 한다. 백신 전문가 의견을 반드시 인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대구시는 3일 저녁 6시까지 5,800명(0.2%)이 접종을 마쳤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중 12명이 가벼운 이상증상을 보고했다. 경북도는 3일 오후 4시 기준으로 7,575명이 접종했고, 4명(0.1%)이 가벼운 이상증상을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