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찾은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수탁기관, “사실상 도로 섬유산업연합회”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수탁기관 선정 앞둬
대경직물조합 이사장은 섬산연 이사, 섬산연 회장은 전 이사장

18:21

대구시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를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대경직물조합)이 수탁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외견상으론 수탁기관이 7년 만에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대경섬산연)에서 다른 기관으로 바뀌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경직물조합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진 일부가 섬산연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DTC 운영을 두고 몽니를 부려 곤란한 상황을 만든 섬산연이 DTC 운영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된다. (관련기사=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텍스타일콤플렉스 수탁 거절 의사 밝혀(‘20.12.14))

대경섬산연이 지난해 10월 세 번째로 DTC를 수탁하는 기관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위탁협약서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대구시로부터 받는 운영지원금이 적고, 고용 유연성을 허용해주지 않는다는 점에 반발해 수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대구시는 대경섬산연이 수탁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수탁자를 찾아 나섰지만, 1, 2차 공모에 지원하는 기관이 없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재공고 입찰에서도 입찰이 성립하지 않거나 낙찰자가 없는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대구시는 법령에 따라 수의계약자를 찾았고, 대경직물조합이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됐다. 대구시는 오는 18일 서면으로 민간위탁적격자심의위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대경직물조합을 DTC 수탁기관으로 선정한다.

문제는 DTC 운영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노출하고, 최근 수탁자 선정 과정에서도 논란을 일으킨 섬산연이 여전히 DTC 운영에 관여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새로운 수탁자로 예정된 대경직물조합 이석기 이사장은 섬산연의 이사이기도 하다. 그는 2017년부터 대경직물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고, 같은 해부터 섬산연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사장을 제외하고 다른 이사 2명도 섬산연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관련기사=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욕설, 폭언 갑질 사실로 확인(‘18.1.15),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직원 실수로 수돗물 5,000톤 방류···수도세는 입주 기업에(‘20.11.12))

반대로 이의열 현 섬산연 회장의 경우에도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대경직물조합 이사를 지냈고,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이사장도 지냈다. 두 조직 주요 인사들이 겹치는 상황인 데다 이번에 대경직물조합이 수탁기관으로 지원하는 과정에도 대경섬산연이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직물조합은 현재 인력 구성도 섬산연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난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권영진 시장의 시정혁신, 홍의락 부시장과 연정 결과가 야합과 꼼수이고, DTC 수탁자 선정이 딱 그런 꼴”이라며 “직물조합원은 섬산연의 회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쇼를 한 것밖에 안 된다. 사실상 위탁자는 섬산연이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 처장은 “아무리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박물관 운영 등에 아무런 전문성도 없는 곳에 이런 식으로 맡기는 건 납득할 수 없다. 복수의 수탁기관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구시가 직영 운영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