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의 대구경장] 소금장수와 우산장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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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 소금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가 비가 오면 소금 파는 아들 걱정에, 맑으면 우산 파는 아들 걱정을 하는데, 마음 하나 돌리니 비 오면 우산을 파는 아들 덕에, 맑은 날엔 소금을 파는 아들 덕에 호강을 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의미로 주식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다.

정부 견제를 통해 지역 이익을 챙길 때는 야당 의원이 필요하고, 집권당의 접근성을 통해 지역 이익을 챙길 때는 여당 의원이 필요하다. 유권자는 비가 오든, 날씨가 맑든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 줄 정치인을 보유하는 것이 위험을 분산시키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영리한 밀당은 얍삽한 행동도 아니고 배신도 아니다.

▲김동식 대구시의원

광역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1995년 제1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1998년 제2회 지방선거, 2002년 3회 지방선거까지 민주당은 대구시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4회 지방선거에, 3회에서 무소속 출마를 했던 이재용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민주당 계열 첫 출마자로 이름을 올려 21.08%를 득표했다. 5회 선거에는 이승천 후보가 출마하여 16.86%를 득표했다. 당선 가능성 보다는 출마에 의미를 두는 정도로 대구 시민의 마음을 얻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6회 지방선거엔 김부겸 후보가 출마하여 40.33%를 득표했다. 민주당 후보로서는 역대 최고 득표를 했지만 당선인과 15%이상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 정권 초기 민주당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7회 지방선거에서조차도 임대윤 후보가 39.75%를 득표하는데 그쳐 한계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노래를 불러도 진심이 전달되어야 감동을 준다. 그 감동이 전염성을 가져 널리 전파되면 인기 가수가 되는 것이리라. 지금까지 대구시장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의 진정성은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었을까? 꼭 당선되겠다는 열정이 전달되고 시장이 되어 새로운 대구의 모습을 펼쳐 보겠다는 청사진이 시민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감동으로 전달되었을까? 무소속 출마 포함 두 번 출마한 이재용 후보를 빼면 재도전한 후보는 한 명도 없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비가 오는 날을 대비해서 우산장수 아들을 두고 싶어도 소비자가 제품을 신뢰하지 못하거나 우산장수가 우산을 팔 의지가 없어 보이거나 고객 응대가 형편없다면 우산장수 아들을 신뢰할 수 있을까? 어쩌면 형식적인 출마가 대구 시민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외면하게 하여 차라리 우산장수를 보유하는 대신에 비가 오면 비를 맞는 것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이제부터라도 민주당은 구의원 출마자부터 시장 출마자까지 진심으로 노래 부르고 진심으로 우산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구 시민이 민주당의 노래에 감동할 수 있도록 질 좋은 우산을 만들고, 우산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단 한 개의 우산을 팔더라도 진심을 담아서 고객을 응대하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구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자. 우리는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대구시장 후보를 겨우 4명 배출했다. 2006년 처음 후보를 내서 21.08% 지지를 받았지만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는 40%대의 지지를 받았다. 15년 만에 두 배에 가까운 성원을 보내주었고 그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영국 노동당은 1906년 창당하여 자유당 힘을 빌려 1924년에 첫 집권에 성공했지만 보수당의 상대 정당으로 부상한 것은 1945년 이후였다. 독자적인 수권 가능 정당으로 성장하는데 40년이 걸린 셈이다. 미국 정당사에도 24년 동안 공화당이 장기집권 한 예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창당 이래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는 정당은 없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된 정책과 철학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담론을 형성해 나간다면 내가 죽기 전에는 반드시 민주당이 대구시장으로 당선되는 날이 올 것이다.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집권 후 우리가 꿈꾸는 대구를 보여주는 일이 당선되는 일 보다 훨씬 중요하다. 대구경장은 민주당 하기 나름이다.

김동식 대구시의원 / 김부겸 전 국회의원 보좌관

<김동식의 대구경장>은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대구시의회에 첫 입성한 시의원으로서 첫 경험들을 ‘초보시의원 의회적응기’로 풀어냈던 김동식 대구시의원이 지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대구를 위한 제언을 격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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