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바시] ‘꽃보다 남자’를 보고 대구에 온 라인 예다나,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말하다.

대구를 바꾸는 시간 (1) 라인 예다나

18:26

[대구를 바꾸는 시간, 대바시] 대구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대구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차별에 맞서 싸우거나, 이웃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거나,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일상의 작은 변화를 꿈꾸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뉴스민은 2021년부터 대구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민의 이야기를 짧은 강의 형식을 빌려 전하고자 합니다. 내가 꼭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 주변의 사람을 추천해주고 싶다는 분들이 있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newsmin@newsmin.co.kr, 010-8585-3648)

첫 번째는 대구 계명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미얀마 유학생 라인 예다나 씨에게 미얀마 민주화 운동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얀마에서 온 라인 예다나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 온지 10년 정도 됐다. 미얀마에서 2011년도, 12년도쯤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다니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언어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국드라마나 영화들이 한류가 제일 세계에 퍼져나갔던 시기였고, 그때부터 대학교에서 4년 정도 한국어를 배우면서 4학년이 끝나고 한국어를 통해서 제가 가이드 자격증을 땄어요. 한국 분들이 미얀마에 놀러올 때 가이드 일을 했어요. 1년 정도 시간을 가졌다가 한국 유학 생활을 준비했었어요.

원래부터 계획은 있었는데 여러 사정을 보고, 1년 정도 준비를 하다가 학교를 골랐는데 서울 생활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접하게 되었는데 생활이 좀 제 성격에 맞지는 않다고 생각을 했다. 부산이나 대구나 다른 지역에 갈까 생각했었는데,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봤던 드라마가 ‘꽃보다 남자’예요.

그때 드라마를 봐서 “그 학교에 가자” 해서 검색을 했는데 마침 계명대학교에서 제 성적을 받아주었고, 장학금을 탔었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서 대구에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한 2년 반, 3년 정도 되어 가고 있는데, 올해 2월쯤에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한 학기를 잠시 쉬었다가 박사과정을 이제 다니려고 준비 중입니다.

이제 막 박사과정을 다니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미얀마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쿠데타가 일어나는 바람에 이제 학업을 잠시 마치고 이렇게 미얀마와 관련해서 영상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 영상을 통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현재 미얀마의 상황을 얘기하자면 쿠데타가 2021년 2월 1일부터 일어나서 인터넷이나 모바일 데이터가 아예 차단되어 있는 상태고요. 그리고 저와 같은 대학생들도 목숨을 많이 잃었는데 어제 마지막으로 합쳐보면 700명에서 800명 좀 되어가고 있습니다 (4/16일 기준 사망자 수)

그리고 가족과도 이틀에 한 번씩 연락되는 상황이고,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아직 실시간으로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군부 쪽에서는 인터넷을 차단하고, 밤에 시위하는 사람들을 잡아가거나 시위를 이끄는 사람들을 낮에 잡아가서 다음 날에 시신으로 돌려주거나 이런 상황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계속 사람들도 죽어 가고 있고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쉽게 손을 내밀지도 못하고, 간섭하지도 못하는 상황이기에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많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쿠데타가 처음 시작할 때, 2월쯤에는 특히 양곤이나 만달레이 같은 큰 도시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면서 집회를 했는데 지금은 양곤보다는 외곽 쪽에 작은 도시나 사람들이 별로 많이 다니지 않는 그런 곳으로 주로 공격을 하고 거기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잡혀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시에도 지금 군부가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고, 지금 외곽에 있는 사람들도 쉽게 시위를 하거나 자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제일 이상하고 너무 황당한 일을 시위하는 모습이나 글이나 사진들을 올린 사람들에게 법적으로 고소를 했었고요. 군부는 밤마다 자기들만의 방송국을 몇 개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들을 통해서 그 사람들을 고소하겠다고 알리고 다음날에 잡혀가는 상황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미얀마에 있는 유명한 연예인들이나 특히 시위, 이번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사람들은 대부분 잡혀가고 있는 상황이고, 사람들이 잡혀가면서 다음 날에 시위하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런 일을 무시하고 계속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쿠데타에 있어서 미얀마의 정치적인 배경을 다시 알아보자면 2021년에 일어났던 쿠데타가 3차 쿠데타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 NLD(민족주의민족동맹)라고 불리는 당에서 80%로 압승을 했었는데 그것을 무효로 하고 국가고문으로 많이 알려진 아웅 산 수치 여사님을 가택감금을 시키면서 20년 넘게 자기들만의 권력을 가지면서 계속 지배를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1988년도에 다시 양곤에 있는 대학생들이 다시 민주주의를 외치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운동을 시작해서 대학생들이 잡혀갔고,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종되고 2,000명 넘는 대학생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2010년쯤에 군부에서 운영하는 USPD(통합단결발전당)라고 군부와 관련된 정부에서 2015년까지 권력을 잡았습니다. 그 이후부터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이 가택감금에서 풀려나면서 다시 선거에 출마했는데 시민들의 인정을 받아서 권력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5년 동안 미얀마의 사회문제나 몇십 년 넘게 늦었던 상황이 5년 안에 많이 발전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년 동안 미얀마 시민들이 민주화에 있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민주화의 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에서 5년이 끝난 2020년 11월 선거가 있었는데, 그때 저는 대구에 와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선거를 하기 한 달 전에 한국에서 미리 선거를 치렀고, 외국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투표 결과까지 합치면 90% 이상이 NLD정부를 지지해서 이겼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생각 못 했던 2021년 2월 1일, 이번 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며 20%밖에 안 되는 정부에서 권력을 가지고 국가비상사태라는 입장 발표를 하고 쿠데타가 벌어진 겁니다.

그렇게 평화롭게 시위를 하는 가운데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격하면서 총을 쏘고 밤에는 시위를 이끄는 사람들을 잡아가거나 해코지를 하거나 그런 행동들이 계속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벌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손을 내밀어 주면서 기부를 하거나 미얀마 상황을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도와주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고, 한국에도 많은 미얀마 시민들이 와 있습니다. 특히, 대구 지역이랑 서울 두 군데에서는 민주화운동을 많은 시민들이 도와주고 있고 언론을 통해서 많이 알려 주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유학생들은 그런 정보가 있을 때마다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서 사진이나 뉴스를 올려 주기 때문에 미얀마 사람들이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되는데 너무 감동적이라고 항상 문자가 옵니다. 미얀마 사람들이 너무나 큰 감동을 하고 만날 때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달해 달라고 문자가 오는데 그때마다 많이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희망이라도 있다고 저는 항상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일 아니더라도 제가 예전에 유튜브를 보면서 검색을 하고 정치에 대한 관심이 조금 있었어요. 제가 알바를 하는데 나이가 조금 많으신 분들이 되게 많아요. 거기 대화에 참여하려고 조금 노력을 하다가 예전 정치 얘기나 한국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는데 한국의 민주화운동 영상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 영상을 시청하면서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얼마나 심하게 사람들이 죽었고 얼마나 이렇게 피눈물을 많이 흘렸는지 접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그때 지금 한국분들은 한국의 민주화운동이랑 미얀마랑 상황이 비슷하다고 하시는데 그때는 한국이 이렇게 인터넷이나 언론 쪽으로도 발전이 되어있지 않았던 상태였습니다.

한편 지금 미얀마는 지금은 너무 많이 발전되어 있고, 영상에서 봤는데 광주를 도로를 막고 사람들이랑 접촉을 못 하게 하고 정보나 이런 것들이 퍼져나가지 못하게 만들면서 다른 자기들 방송에서는 다른 내용으로 방송하고 사람들이 오해하게 만들었던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왔더라고요. 근데 미얀마도 똑같이 그 과정을 지금 밟으려하는데 지금은 2021년이라서 아무리 헛소문을 내고 안 좋게 소문을 낸다고 해도 인터넷이 너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정보들이 많이 올라오고 많은 사람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좀 다른 점인 것 같습니다.

권력에 너무 미친 몇 명의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이 목숨을 많이 빼앗아 가는지 그 영상들을 봤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은 것은 전두환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반대편 권력을 가지고 있는 3명을 죽이려고 식당에 모여서 대통령이 불렀다고 식당에 와 있으라고 하는데요. 그 세 분을 모셨던 비서 한 분이 계셨다고 해요. 비서의 아내가 자기 남편이 죽는 것도 모르고 연락이 안 돼서 출근했는데 퇴근 안 한다고 언제 올지 몰라서 동료한테 전화했는데 아직은 밖에서 업무 중이라고 대답하시는 동료 분이 죽었던 비서의 피를 닦으면서 통화를 했다던 그런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그거 보고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 가면서까지 자기만의 권력을 가지고 왜 그런 짓을 해야 되는 건지, 미얀마에서도 보면 지금 일곱 살짜리 아홉 살짜리 아기를 잃어가면서 부모들이 맨날 울고 자기 자식을 기다리는 일이 너무 많은데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되는지 이해도 안 가요.

그래서 한국의 지금 민주화운동 때문에 많이 발전되었고 환경이나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그래서 한편으로 봤을 때 한국에 민주화운동도 쉽게 이뤄졌던 거 아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미얀마에 대해서 제가 한국에 와있으면서 지금 미얀마의 상황을 아침에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뉴스나 사진들을 접하게 되면 하루하루가 생활이 제대로 돌아가질 않아요. 여기서 밥을 먹으면 죄책감이 들고 제대로 공부하고 있으면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그리고 여기에 있으면서 아무것도 못 해주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한국에서 한 마디나 이렇게 사진 한 장만 올라와도 너무나 감동적이고, 앞으로 더 많이 응원해 주고 미얀마 사람들을 지지를 많이 해주면 한 줄기 빛이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앞으로도 많이 도와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촬영=천용길, 여종찬, 권지해
편집=권지해
출연=라인 예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