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온 김웅, “영남 아닌, 중진 물러나야···박근혜 사면은 우리 손으로”

지방의원 청년 할당 30%, 플랫폼노동자·자영업자 별도 공천 약속
2022년 대선 앞두고 노동, 복지, 중도확장성 강조
“내가 당 대표 되는 것,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해···
민주당에선 박용진 되면 우리가 어려워”

13:44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웅 국회의원(51, 서울 송파구갑)이 14일 대구에 와 “영남배제론이 아니라 중진이 물러나야 한다.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당 대표는 바로 저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김웅 국회의원은 2021년 5월 14일 대구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대구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웅 의원은 노동, 복지, 중도확장성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국민의힘 당 대표는 내년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 확장성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자신을 포함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김은혜 국회의원이 뭉칠 수 있다고도 했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지방의원 청년 할당 30%뿐만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등을 위한 별도의 공천 트랙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 김웅 의원은 “지금 사면론은 청와대발이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도 똑같은 방식이다. 사면은 우리 손으로 당당히 우리가 받아내면 되는 것이고, 정치보복 끝내자 선언하는 도구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의 복당에 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니고, 변화하시고, 당에 대해 책임감 있으면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당에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안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김웅 의원과 인터뷰 내용이다.

Q. 13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노동자가 철판에 깔려 죽은 현장, 임대 전단지가 날리는 빈 상가, 삼각김밥으로 한 끼 때우고 콜을 기다리는 편의점, 대한민국의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있는가?

=국민의힘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중대재해법에 대해서도 선도적으로 나가야 한다. 노동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노동자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과 노동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당에서도 이론은 좀 있었지만, 인정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 중 하나가 플랫폼 노동하는 분들이 산재 적용이 되고, 노동법 적용이 되도록 연구를 해왔다. 경사노위, 고용노동부와 같이 초단기 전속성 개념도 만들어보고 진행을 하고 있다.

우리 당이 기본적으로 제일 부족한 게 뭐냐면, 진짜 어려운 사람들이 나를 생각해주는 당이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국민들한테 전달이 잘 안 되고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공천 과정이다. 예전에는 노동자가 제일 어려운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는 오토바이 타고 배달하고 있는 분들이 자영업자인데도 더 어렵다. 이런 분들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공천권 일부를 그분들한테 따로 만들어야 한다. 산재 부분을 대변하고 있는 노동자나 단체에 계신 분을 우리 당의 대표로 모시고 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별도의 공천 트랙을 만들어 드리려고 하고 있다.

Q. 출마선언을 하면서 정부의 기금이 고갈되고 있다고 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인가?

=우리 정부도 고용안정기금이 1.8%인데 올해는 그대로 두지만, 내년에는 2%로 늘리는 걸로 자료가 나와 있다. 올해 그대로 두고, 8조 가까운 돈을 예수금으로 가져온다. 올해는 안 올린다. 왜? 올해 올리면 내년 선거가 망하니까. 지금 정부는 국민 상대로 속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연금 개혁 안 하면, 지금 연금 내는 사람 받을 때 되면 경 단위 적자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보험료율, 기금 징수율은 안 올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지금처럼 무작정 헬리콥터 머니 뿌리는 복지정책 바꿔야 한다. 정말로 필요한 계층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 지금 이 상태로 가면 불가능하다. 그걸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고 사기다.

Q. 사실상 4개월짜리 당 대표다.

=우리 당은 공천이 민주당이나 정의당에 비해서 약하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선거 90일 전에 꾸려지는데, 그때 꾸려져서 공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사실 공천 심사를 해버린다. 최고위원회에 가서 뒤집는다. 호떡 공천 같은 게 일어난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상설로 만들어야 한다. 적어도 1년 전부터 예상되는 후보들을 가지고, 계속 조사를 하고, 시간이 갈수록 가중치를 둔다고 하더라도 일정한 룰이 있으면 당 대표가 누가되든지 예측이 가능하고, 계파 문제도 안 생긴다. 계파는 공천 때 불이익 받을까봐 생기는 것이다.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우리 당에 있는 공천 배심원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우리 당이 결과적으로는 6~70대 기반으로 하고 있고, 민주당은 3~40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이기려면 청년층이 유입되어야 한다. 우리 당이 다른 당에 비해서 청년정치인 생태계가 없다. 그걸 만들기 위해서 기초와 광역에서 30% 청년공천 할당제가 있어야 한다.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 특히 비례는 어느 정도 미리 정해놓고, 트랙을 별도로 뛰게 만드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 당 구조나 체제가 김종필 총재가 공화당 만들 때 그대로다. 우리 당은 인터넷으로 당원 가입도 안 된다. 조직을 유지시키고 굴리는 게 조직의 목적이 됐다. 저 같은 경우 플랫폼 노동에 대한 정보가 당에서 오는 게 하나도 없다. 국민들은 백신이나 부동산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 의원들은 민심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많이 한다. 데이터 분석이 안 되는 것이다. 저는 우리 당을 엔지니어링 정당으로 만들겠다. 사무총장을 경영진 아니면 엔지니어로 공모를 해서 모셔 와서 엔지니어링 정당으로 바꿔보고 싶다.

Q. 주호영, 나경원 원내대표가 대표가 되면 안 되는 이유?

=민주당하고 싸울 때 전략을 짜고 재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당권이나 경쟁자에게 프레임 짜는데 주력을 많이 한다. 영남배제론 제가 주창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제가 한 인터뷰를 다 뒤져봐라. 저는 전국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한 적도 없다. 그동안 우리 당을 지켜온 당원들에 대한 도의 때문에 경선룰 변경 주장을 한 적도 없다.

영남배제론 이야기 한 적 없다. 정확히 말하면 중진들은 이번에 물러나라는 거다. 서울 분도 있고, 충청 분도 있다. 그분들이 왜 안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 당이 다음 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구도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외연을 확장하고, 중도를 공략하기 가장 좋은 것은 저라고 본다. 우리 당이 제일 부족했던 그런 부분들을 제가 대변하고 있다. 노동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지역적으로도 취약한 부분을 담당했고, 중도지향적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분들에 비해서 대선에서 표 확장력이 더 높다는 것이다.

저는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 지지율이 제일 낮다. 호남에서 지지율이 가장 낮다. 반대로 생각하면 민주당 쪽에서 가장 안 좋은 구도가 김웅이 당 대표 되는 게 가장 안 좋다는 것이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이 이야기하셨고, 민주당 의원들이 사석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김웅이 만약 이기면 구도가 너무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저나 김은혜나 이준석이나 이런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민주당이 너무 고통스러운 구도가 된다. 그런 측면으로 생각해야 한다. 경륜이 부족하지 않냐고 하는데 우리 당이 졌을 때 경륜 없어서 졌나. 결국 구도 싸움이다. 보궐선거에서 이겼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있었으니까 우리가 이 정도로 이긴 거다. 다음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라진다. 민주당 후보가 더 세게 문재인 대통령 공격할 것이다.

Q. 본인이 이준석, 김은혜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이준석 최고, 김은혜 의원 장점이 많다. 우리 당에서 초선이면서 여성인 김은혜가 당 대표가 되면 그것도 어마어마한 일이다. 김은혜 의원은 경험이 풍부하다. 당이 제일 약했던 지점, 노동, 복지, 진짜 중도층에 대한 표 확장성은 제가 좀 더 있는 것 같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50%는 못 정했다. 1등과 10%도 지지율 차이가 안 나는데, 컷오프되고 본선에 올라가면 승부는 달라질 수 있다. 이준석, 김은혜, 저 모두 자기희생을 할 줄 안다. 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셋은 분명 한 사람으로 뭉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김웅 국회의원은 2021년 5월 14일 대구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Q. 김웅 당 대표를 지지하는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누구인가?

=대부분 초선들이다. 전당대회 이전에 우리의 모습을 보이고 특정한 후보에 대해 지지를 하겠다고 한 상태다. 저는 영남 쪽 분들이 지지를 많이 해주신다. 영남에 계신 중진들이 섭섭하다고 하는데, 저는 이렇게 말한다. 영남에서 다른 초선, 젊은 사람을 주자로 내놓으세요, 정희용이나 김형동이나 이런 친구들을 주자로 내놓으세요, 그러면 우리가 민다고 한다. 영남에서는 중진 빠져달라고 하니까 영남홀대론이라고 그런다.

Q.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은?

=우리 당 대통령 만들어서 사면할 거라고 했다. 지금은, 청와대발이다. 청와대가 이낙연 전 총리를 이용해서 간을 보게 만들었고, 이번에 당선된 두 분의 시장들도 함정에 빠졌다는 설이 있다. 들어가기 전에 ‘대통령 사면 이야기도 폭넓게 이야기하십시오’라고 해서 말을 던졌는데, 그걸 백프리빙에서 터뜨렸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도 똑같은 방식이다. 대통령이 가진 꽃놀이패다. 하반기 정국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인데 저희가 거기에 말려들면 위험하다. 저의 모든 판단의 근거는 내년 대선에 우리한테 유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이다. 어느 시점에 대통령이 사면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 그러고는 우리 핑계를 될 것이다. 사면은 우리 손으로 당당히 우리가 받아내면 되는 것이고, 정치보복 끝내자 선언하는 도구로 써야 한다.

Q. 홍준표 의원 복당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저는 변화하시면, 당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면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왜 그래야 하냐. 우리가 대통령 선거를 할 때는 국민들이 유일하게 주권을 행사한다. 그때는 아주 작은 기사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 상황이 됐을 때 막말 프레임에 빠져서 선거 망쳤다.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전가의 보도가 ‘저 봐, 결국 도로 저 당이잖아’다.

홍준표 전 대표 같은 분이 시원시원하게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프레임에 빠지기 쉬운 말도 많이 한다. 특정 계층에 대한 비하 발언도 많다. 리스크가 커진다. 안 되는 것이 아니고, 변화하시고, 당에 대해 책임감 있으면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당에 무리 없이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린 거다. 선배가 이야기하는데 받아쳤냐고 하는데, 그렇게 안 하면 우리 당이 변했다는 걸 누가 알겠는가. 위계질서 때문에 망쳤다고 평가받는 당이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은 기분 나쁘고 그럴 수 있지만, 워낙 정치 경륜이 높은 분이기 때문에 이 상황을 본인이 잘 이용하실 것이다.

Q. 민주당에서 가장 두려운 대선주자가 있다면?

=진짜 새 인물이 나온다면 우리 당이 어려워질 것 같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찾아갔더니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분열된다, 우리 당은 관리만 잘해서 나가면 된다, 그 상황을 염두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저쪽이 지금은 눈에 띄는 주자들이 정해져 있지만, 민주당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냈던 정당이다. 엄청 강한 정당이고, 기반도 무지 단단하다. 저 당의 지자들은 정치적인 함의를 너무 잘 읽는다. 광주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경선에서 뒤집었을 때 호남 당원들이 다 읽은 것이다. 변화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민주당이 지금 이재명 지사가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고 하지만, 과연 중도 10%를 민주당이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다. 박용진 후보나 이런 사람들 되면 우리는 되게 어렵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