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힘들지만 다시 한 번. 뭉치면 바뀝니다.

[민중총궐기 연속기고] (3) 최창진 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

13:14

하악하악.
박근혜정권 3년입니다.

첫 번째 해에는 전교조와 이석기 전 의원이 제물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해에는 통합진보당이. 이제 세 번째 해입니다. 이번엔 스케일이 좀 커졌습니다. 테러방지법을 들고나와 자신을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제물로 삼았습니다. 거기다 때마침 북한의 로켓발사로 사드배치 문제까지 자신있게 등장시키며 불안과 공포를 ‘억지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취임 연차가 늘어날 때마다 제물의 규모를 키워가는 정권입니다. 이렇게 제물을 키워가며 안정되는 것은 단 하나뿐입니다. 정권의 평화. 정권의 평화와 안정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행정부에 대한 감시기관이자 견제기관인 입법부에 대해 겁박하는 태도의 말을 쏟아내고, 정권을 비판하는 국민에 대해 공권력으로 온갖 폭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미 제물들이 제단 위에 올라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만만해 하고 있을 겁니다.

하악하악.
테러방지법이라는 이름의 국민통제법.

취임 3년차를 맞아 들고나온 게 테러방지법입니다. 맞습니다. 테러…예방하고 막아야 할 일입니다. 국가라면, 정부라면, 국민의 안전을 걱정하고 지킬 의무가 있으므로 테러를 예방하고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김상중 느낌) 우리나라에는 테러라고 규정할 만한 일들이 몇 번 있었습니다. 광주, 평택, 용산 그리고 11.14민중총궐기에서의 테러. 우리 국민에 대한 이 테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잊어서는 안 됩니다. 테러방지법을 만들려고 하는 바로 이 정권과 새누리당, 그 뿌리들이 그 테러의 주인공들입니다. 그들은 자신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국민을 설득하기보다는 폭력을 선택했던 자 들입니다. 이제 비판하고 반대하는 국민을 애초부터 통제하기 위해 테러방지법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의 법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김상중 느낌) 정권의 잘못을 문제제기 하는 국민에게는 이 정부와 공권력이 가장 무서운 테러집단입니다. 물대포를 맞아 농민이 사경을 헤매는 동안 당시 진압작전을 맡은 경찰관은 진급하는 모습을 보고 어찌 테러집단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도 상을 주며 자기들끼리 기뻐하고 잔치를 하고 있으니. 혹, 이 테러방지법이 정부와 공권력에 적용하는 것이라면 반박불가입니다. 어쨌든, 법을 통해 국민을 테러리스트로 대하는 정권이야말로 전 세계에서 이 나라뿐일 겁니다. 국민에게 테러를 가하고, 테러방지법 없이도 국민을 테러리스트로 대하던 정권이 만드는 테러방지법은 국민통제법에 불과합니다.

하악하악.
돈 놓고 돈 먹기. 자본의 욕심이 만든 신자유주의의 필연적 위기.

이 모든 게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라고 하면 박 대통령은 억울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만 그랬냐고. 네. 맞습니다. IMF이후 본격적으로 우리나라가 돈 놓고 돈 먹기, 즉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투자해서 더 많은 자본으로 증식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세상을 유식한 말로 신자유주의라고 합니다. 본격적인 신자유주의체제 20년의 결과를 확인하고 넘어갑시다.

소득상위 10%의 소득은 전체 소득의 약 30%였던 것이 신자유주의체제 20년을 지나고 50%가 되었습니다. 소득상위 1%의 소득은 전체 소득의 약 9%였던 것이 20%로 두 배가량 늘었습니다. 당신은 어디에 속해 있습니까. 우리는 어디에 속해 있습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체제를 유지하는 일이 맞는 일입니까. 이 체제가 절대선이며 영원한 생명력을 줄 거라 생각하는 자본과 그들의 친구인 정치권력이 이 긴 체제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러니 박근혜 대통령만의 잘못은 아니라고도 할 수는 있겠습니다. 이 체제가 만들어 놓은 상황이고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한 것뿐일 테니까. 하지만 이 체제에도 불안함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한국경제 상황이 그 불안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출경쟁력도 떨어지고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노동개혁이다 양대지침이다 뭐다 해서 애먼 노동자들을 쥐잡듯 잡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에 위기는 해소되지 않을 것입니다. 돈 놓고 돈 먹기는 필연적으로 위기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거품이니까. 따라서 이 위기의 책임도 노동이 아닌 자본에 있습니다. 자본의 끝없는 욕심이 만든 위기니까.

하악하악
노동개혁? 노동개악!

노동개혁의 내용을 살펴봅시다. 임금피크제, 해고요건 완화, 파견제한 완화, 비정규기간제 기간 연장 등입니다. 임금을 줄이고, 해고는 쉽게 하고, 마음대로 파견하고,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노동 기간을 늘이고. 정부와 권력인 선동한대로 누가 보면 노동조합하는 사람들이 귀족적인 줄 알겠지만 이번 노동개혁안이 제시되기 전부터 탄압받고 통제받는 현실에 있었습니다. 더구나 애초에 근로기준법과 같은 기존 제도로도 보호받지 못하며 불안정하게 장시간-저임금노동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정부의 노동개혁안만 보면 한국의 경제위기가 노동자들 책임인 것처럼 보이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경제위기의 필연적인 원인은 끝이 없는 자본의 욕심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따라서 정부의 노동개혁안은 노동개악안입니다. 때문에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은 자본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자본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자본을 통제할 수 있을 때 저들이 노동개혁을 주장하며 이야기한 청년의 일자리라는 것도 실질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노동개악은 신자유주의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자본과 정권의 비열한 행동이고, 여기다 뜬금없이 청년들을 호출하는 것은 기만적인 일인 것입니다. 우리는 압니다. 임금피크제로 해고요건 완화로 만들어져서 청년들에게 돌아올 일자리라는 것도 지금 우리 앞에 충분히 널브러져 있는 불안정하고 저임금-장시간노동의 자리가 몇 개 더 늘어날 뿐이라는 것을. 하악하악.

최창진

하악하악
벌써 네 번째 민중총궐기입니다.

이 정권 초기 국민파업부터 생각해보면 많은 궐기가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쭉 이어지는 민중총궐기에 지치기는 합니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것들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우리가 제단 위에 올라온 마지막 제물이라 하더라도 이야기를 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저들에게 혹은 아직은 제단 위에 있음을 아직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전해야 할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우리의 삶에 평화를. 정권의 안정과 평화보다 우리 모두의 삶에 평화를. 그것입니다. 누군가 그랬다고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듣겠는가. 바뀌겠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간단합니다. 들을 때까지, 바뀔 때까지 이야기 하는 수밖에 없다고.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뭉쳐야 한다고.

하악하악. 힘들고 지치지만 다시 한 번 모여야 합니다. 뭉치면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