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울 낙하산? 지역MBC노조 “권역 공동상무 선임 철회”

"상임이사 제도 폐지"촉구... MBC본부는 "입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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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9 20:20 | 최종 업데이트 2016-02-29 21:23

MBC가 대구·안동·포항MBC에 권역 상임이사를 배정하자 지역MBC노조가 반발에 나섰다. MBC는 ‘지역 MBC의 독립적 경영과 의사 결정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라’는 방송통신위원회?요구에 권역별 상임이사 제도?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예정된 상임이사는 대구 출신도, 대구에서 근무한 적도 없는 이다. 지역 6개 노조(언론노조 MBC본부 대구·안동·포항·광주·목포·여수)는 지역과 무관한 인사를 배치한 MBC본부에 대해 “상임이사 제도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앞서 2013년 방통위는 지역MBC의 대주주인 MBC에 “지역MBC의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 결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경영 합리화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MBC는 방통위 요구에 따라 지역MBC에 상임이사 확대 방침을 정했다. “독립적 경영과 의사 결정”을 위해서 도입되는 상임이사 제도인데도 또다시 본사 출신이 이사직을 맡게 되는 상황. 상임이사로 예정된 이종현 씨는 부산 혜광고를 졸업하고 1984년 MBC 교양 PD로 입사해, 시사교양국, 글로벌사업본부를 거쳐 MBC 나눔 대표이사를 맡아, 지역 MBC와는 관련이 없다.

인사 방침이 오는 2일부터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되면, 대구MBC 이사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본사 인사’가 된다. 현재 대구MBC의 이사는 김환열 대구MBC 사장?외에?모두 본사 출신 이사(권재홍 MBC 부사장,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 김현종 MBC 편성제작본부장)다.

노조는 상임이사 제도가 결국 지역MBC 통제를 위한 것이라고 본다. 도건협 언론노조 대구MBC지부장은 “지역 출신 사장이 있는 대구와 광주에 상임이사를 둔다는 것은 지역에 본부의 감독관을 두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도건협 지부장은 “지역MBC의 지배구조가 잘못된 구조여서 자율적인 경영이 어렵다. 이 문제 때문에 상임이사를 보내는 것이라면 당연히 지역 출신이 돼야 한다”라며 “부산·경남 등 상임이사가 있는 곳은 모두 지역 출신이 맡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건협 지부장. 사진 제공: 언론노조
▲도건협 지부장. 사진 제공: 언론노조

이어 “임원을 결정하는 구조가 잘못됐다. 대구MBC 대주주가 MBC이고, MBC 대주주가 방문진”이라며 “서울에서 지역MBC 임원을 낙점할 수 있는 구조다. 임원 지역 인사 위주로 구성된 추천위를 구성하는 등 방법이 옳다”고 설명했다.

2015년 기준 대구MBC 지분 중 51%를 MBC가?소유하고 있다. MBC는?다른 지역MBC의 지분도 모두 51% 이상 가지고 있어, 지역MBC 임원 임명 권한이 있다. MBC의?지분은 방문진이 70%, 정수장학회가 30%를 가져, 방문진도 간접적으로 인사에 영향력이 있다.

대구MBC 지분 소유 구조. 출처: 금융감독원
▲대구MBC 지분 소유 구조. 출처: 금융감독원

방창호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본부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지역 MBC 차원에서 경영이 어려우니 광역화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지역 다양성과 지역 언론 보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며 “경영효율보다 지역 언론이 지역민들과 가진 입장이나 지역 언론으로서 자율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MBC 정책홍보팀 관계자는 “(2015년 밝힌 입장 외에) 본부 차원에서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 입장이 정해지면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는 2015년 2월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이사 1인만이 상근하는 현재의 지역MBC 이사회의 구성은 지역MBC가 당면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상무이사를 선임하게 되면 지역 사회와 지역MBC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지역MBC의 경영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적 있다.

이날 언론노조는 방문진에 ▲실질적인 독립경영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MBC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장을 선임하고 대표이사가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 ▲지역 출신의 사장들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6개 지역MBC노조는 오는 3월 2일과 3일 서울에서 열리는 지역MBC 주주총회 전까지 1인 시위, 권역별 ‘지역MBC 자율경영 확보방안 토론회’를 열어 대응할 계획이다. 권역별 상임이사는 방문진 협의 절차를 거쳐 주총에서 승인하면 최종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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