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어린이집 반별 정원 확대 “사실상 불가능”

초과보육 유도한 복지부 지침 관철 안 돼
늘릴 수 있는 아동 수는 최소로
늘릴 수 있는 조건은 까다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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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0 18:46 | 최종 업데이트 2016-03-10 18:46

대구시가 보건복지부의 초과보육 허용지침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를 제외한 경기, 울산, 광주, 충남, 전남, 전북, 제주 등 대부분의 시도가 복지부 지침을 수용한 것과는 다른 결정을 한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 9일 2016년도 2차 대구시 보육정책위원회를 열고 어린이집 반별 정원을 늘리는 안건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고, 결과를 10일 누리집에 공고했다.

대구시가 공고한 ‘2016년도 어린이집 반별 정원 탄력편성 결정’ 내용을 보면 △재원 아동의 상급반 편성 시, 승급 영유아의 수가 승급 반별 정원을 초과하는 경우 △재원 하는 장애 아동의 초등학교 입학 유예의 경우 △형제 동반 입소의 경우에 각 어린이집은 만 1세~3세 반별로 1명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0세 반과 4세 이상 반은 영유아보육법이 규정한 정원을 유지한다.

내용을 보면, 만 1세는 1명씩 2개 반까지 늘릴 수 있고, 만 2세는 3개 반까지, 만 3세는 4개 반까지 늘릴 수 있다. 또, 정원을 늘리려면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에서 심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정원이 늘어난 반 교사에게 월 7만 원 이상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대구시의 결정은 늘릴 수 있는 아동 수는 최소로 하고, 조건은 까다롭게 해서 사실상 정원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정원을 3명까지 늘리도록 한 지침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24일 어린이집 내 교사 1인당 아동 비율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2016년 보육사업안내’ 지침을 확정했다. 복지부의 이 지침은 영유아보육법이 정한 정원 규정을 초과해서, 초과보육을 유도하는 내용이어서 보육교사 노조 및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달 26일 “초과보육은 아동학대”라며 반발하는 성명을 냈고, 학부모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가 법 개정 없이 초과보육을 허용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보육교사의 노동환경은 더 열악해지고, 보육의 질은 더 나빠져 보육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경자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대구지회장은 이번 대구시 결정에 대해 “초과보육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아동을 학대하는 행위”라며 “정원을 늘려도 이득이 많지 않고, 조건이 까다로워 사실상 초과보육이 가능하지 않도록 한 좋은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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