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투명 유리창으로 학교 폭력 예방?

대구교육청, "사고, 폭력 예방 위해 실내는 투명한 게 낫다"

19:12

언제나 노출 가능한 환경. 언제든 감시 가능한 교실이 학교 폭력 예방에 효과적일까. 대구교육청이 실내 창문을 투명 유리로 사용토록 해, 최근 일선 학교에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학생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그에 반발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투명유리창이 설치된 대구 한 학교의 교실. [사진=대구교육청 제공]
▲투명유리창이 설치된 대구 한 학교의 교실. [사진=대구교육청 제공]

대구교육청은 2013년부터 신축 학교나 교체하는 학교의 창문을 투명 유리로 사용하도록 했다. 3월 현재 자체 교체한 4개교를 포함해 24개 학교 실내 창문이 투명 유리다.

교육청은 2014년 신설학교나 기존 학교 유리창 교체 시 투명한 유리로 시공한다는 유·초·중등학교설계매뉴얼’을 만들었다. 매뉴얼에는 “실내 창호는 투명유리를 사용하는 것이 보안관리에 유리하다”며 “특히 교실과 복도 사이 창호는 투명유리를 사용할 경우 예방적 측면에서 학생생활관리의 장점도 기대되어 권장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교육청 설명과는 사뭇 다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투명 유리는 수업 중인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감시받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전형권 제일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는 “학교에 선택권이 없다. 불편한 것이 많은데 학교가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교사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 인권도 침해된다. 체육복을 갈아입을 곳이 없다. 제일여상에는 탈의실이 없고, 탈의실이 있는 학교라도 10분 만에 학생들이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기존학교는 투명 유리를 쓰도록 학교 측과 협의했지만, 신설학교는 협의할 대상은 아니”라며 “유리를 포함해 여러 불편 사항을 접수 받고 있으니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명 유리가 학교 폭력 예방과 안전 관리에 좋지만, 학교가 원하면 필름이나 시트 등을 붙이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교육청은 어떨까.?<뉴스민>이 다른 지역?16개 시·도교육청에 전화로 확인해봤다. 별도 지침을 만든 곳은 대구교육청이 유일했다. 전북교육청은 신설 학교에 한해 투명 유리창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서울교육청은 모든 학교에 불투명 유리를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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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수업 감시가 가능하다는 교사의 의견도 반영해 불투명 유리를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손호만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투명으로 한다고 해도 적어도 해당 학교 교사의 의견수렴은 거쳐야 하지 않나. 학생 인권 보호, 교권 보호, 수업 자율성 측면에서 투명 유리가 강요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