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노조만 패!’ 경북대병원의 노조깨기 대작전

[연재-의료영리화·노동탄압의 첨병, 경북대병원을 진단한다] (3)

16:29

[편집자 주] 해고된 경북대병원 주차관리 노동자들은 6개월째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병원은 묵묵부답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북대병원은 노동조합 간부에 대해 징계, 해고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직원식당 등에 대한 외주화, 일방적인 취업규칙 변경으로 의료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뉴스민>은 경북대병원대구지역대책위와 함께 6회에 걸쳐 경북대병원의 실상을 진단하고 ‘의료공공성’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또다. 경대병원에서 또다시 노조간부가 해고당했다. 2016년 3월 18일 경대병원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로 김대일 전 경북대병원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 사무장을 해임했다. 병원에서 말하는 품위를 해친 일이란 김 전 사무장이 2014년 정부의 가짜 정상화에 맞서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하기 위해 진행했던 파업이다.

김 전 사무장을 해고하기 이전에는 정원감축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차노동자 26명을 해고했다. 또, 계속해서 계약연장을 해온 청소노동자들을 면접을 핑계로 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민들레분회) 대표 2명을 해고했다. 불과 반년도 안 되어 노조 간부를 포함한 서른 명이 해고당했다.

일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 일을 적게 해온 사람보다 더 능숙하다는 것은 보편적인 사실이다. 새로운 인력을 받아 일을 가르치는 것은 여러모로 비용이 많이 든다. 계속해서 더 적은 비용, 더 많은 이윤을 외치며 경대병원 영리화를 추진해 온 조병채 원장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숙련된 노동자를 계속해서 해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대체 해고된 노동자들이 무슨 일을 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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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조병채 병원장은 취임하면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2010년 제2병원 확장, 2017년 3병원(임상실습동) 개원에 따른 것이었다. 병원장이 말한 비상경영이란, 이윤을 최대한 뽑아내기 위해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병원은 환자들에게 비급여 반창고와 필터주사기 등으로 의료비를 높였고, 신종플루에 걸린 직원들에게 병가를 주지 않았고, 병원 내 업무를 외주화했다. 한마디로 병원장의 비상경영 선포로 경북대병원은 환자의 건강과 업무효율성을 내다 팔았다.

이에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병원이 환자의 건강보다 이윤을 외치는 것은 잘못되었다며 따졌고, 병원의 잘못을 하나하나 파헤치기 시작했다. 병원의 실체를 모아 환자와 보호자들, 직원들에게 알렸다. 병원장이 의료행위를 통한 이윤 창출을 외칠 때 노조는 공공병원으로서 경북대병원이 지켜야 할 의료공공성을 외쳤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병원장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행동들이었다. 이윤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조부터 깨야한다. 병원장은 마침내 새마을금고 이사장시절부터 다져온 노조파괴 노하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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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만료를 이유로 고용노동부의 공공기관 용역노동자 고용승계 지침도 무시한 채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거기다가 병원 방침을 거부하고 파업했던 ‘노조’간부를 해고했다. 병원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노조 간부들의 연쇄해고로 병원 노동자들은 해고의 공포로 동요하고 있다. 직원들이 동요하는 틈새로 병원은 정근수당 불이익 개정 등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규정들에 대한 개별동의서명을 받으려 한다.

병원장은 노조 간부의 해고로 뭉쳐진 노동자들 사이에 균열을 일으킨다. 병원장은 노동자들 사이의 균열을 놓치지 않고 영리화라는 자신의 목적을 들이붓는다. 그렇게 환자들의 건강과 노동자의 권리가 싼값에 이리저리 팔린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병원장이 더 많은 것들을 후퇴시키기 전에 노동자들의 굳건한 단결로 틈새를 닫고 공공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