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가벼워지는 새누리 무릎, “부디 용서해달라”

대구 출마자 11명 중 10명 무릎 꿇고 읍소작전
야당 “애원이기보다는 협박”, “막장 정치의 후과”

18:46

선거철만 되면 유독 무릎이 가벼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대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들이 노상에 무릎을 꿇고 읍소에 나섰다.

6일 오후 새누리당 대구 출마자 11명 중 양명모 대구 북구을 후보를 제외한 10명(곽상도 중남구, 정종섭 동구갑, 김상훈 서구, 정태옥 북구갑, 김문수 수성갑, 이인선 수성을, 곽대훈 달서갑, 윤재옥 달서을, 조원진 달서병, 추경호 달성군)은 달서구 두류공원 내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읍소
▲새누리당 대구 출마자들이 무릎을 꿇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 10명은 윤재옥 새누리당 대구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호소문을 읽는 동안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는 최경환 새누리당 대구경북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함께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집권당의 심장인 대구에서 한 곳은 공천조차 못 했고 한 곳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힘겹게 싸우고 있으며 또 몇 곳은 무소속과 예측하기 어려운 전쟁을 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이렇게 힘든 선거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잘못했고, 피눈물 나게 반성하고 있으니 부디 용서해달라”며 “대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대구는 새누리당의 심장이며 심장이 잘못되면 생명이 위중한 것처럼 대구가 잘못되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이 투표일을 앞두고 ‘읍소작전’에 나선 데는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때문이다.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에게 뒤지거나 박빙 열세로 나타나자 다급한 심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누리당의 읍소작전에 야당은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말뿐인 사과야 새누리당 습관이지만, 사과 이후가 더 가관”이라며 “새누리당의 심장 대구가 잘못되면 심장이 잘못된 생명처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애원이기보다 협박”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심장 대구에 스스로 비수 꽂은 이가 누구인가? 쓰러져가는 민생경제, 가계경제 앞에 두고 함부로 절하지 마라”며 “공천 주는 사람만 무서운 줄 알았지, 유권자 무서운 줄 모르는 그들의 오만함을 대구시민들이 깨쳐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중연합당 대구시당 선거대책본부도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 전매특허 사과와 읍소가 다시 등장했다”며 “사과를 하려면 박 터지는 충성경쟁에 쪽박찬 서민에게 제대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중연합당은 “30년 일당독점 대구 선거가 심상치 않은 것은 누가 나와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새누리당 오만과 독선에 대한 민심, 천박한 친박 타령, 유권자는 안중에 없는 막장 정치의 후과”라고 덧붙였다.